ADVERTISEMENT

“2월 대통령 취임 때 북 김영남 서울 오길”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1면

대통령직 인수위는 1일 경제 협력을 강조하고 반한나라당·반보수 구호가 사라진 북한의 신년사를 일단 긍정적으로 받아들였다.

주호영 당선자 대변인은 “북측 신년사에 단골로 등장하던 반한나라당·반보수 대연합 같은 비판이 사라진 것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며 “북한이 이명박 후보의 대통령 당선을 공식적으로 인정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지적했다.

주 대변인은 “북측의 유연한 반응에 적극적으로 공감한다”며 “북한이 핵 불능화와 성실한 신고를 조속히 이행해 새 정부에선 남북 관계가 획기적으로 발전해 나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이 당선자 측의 공식 반응은 이처럼 북한이 경제 협력 의지를 천명한 것을 환영하면서도 북핵 문제 해결이 우선이란 후보 시절의 입장을 재확인하는 수준이었다.

그러나 이 당선자 주변에선 보다 적극적인 해석도 나왔다.

이 당선자의 남북 관계 관련 참모인 고려대 남성욱 교수는 “새해 남북 관계의 지침을 북한이 먼저 제시했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남한의 새 정부 출범에 맞춘 듯한 이례적 신년사”라며 “남북 관계에서 새 정부에 보내는 메시지를 구체적이고 단도직입적으로 강하게 나타냈다”고 평가했다.

남 교수는 한발 더 나아간 제안도 했다. 그는 “북한의 부총리급 이상 고위 당국자가 이 당선자의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하는 게 바람직하다. 이를 위해 1월 중 당선자가 북한에 특사를 파견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남 교수는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의 답방이 취임식에 맞춰지는 게 최상의 결과”라며 “인수위 측에선 보수층을 대표할 만한 인물을 특사로 보내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지적했다. 또 “북한이 곧 190개 합의사항의 이행 문제를 놓고 새 정부에 물밑 접촉을 시도할 것”이라며 “북측 인사를 취임식에 초청하는 것은 취임 직후 이어질 남북 간 합의 이행 협상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해서도 유익한 일”이라고 말했다.

◆박진 인수위 간사 “검토해 볼 사안”=남 교수의 제안에 대해 인수위는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이동관 인수위 대변인은 “북측 인사 초청과 관련해 진행되고 있는 일이 없다”며 “남 교수의 개인 의견”이란 공식 입장을 밝혔다. 외교통일안보 분과 인수위원인 현인택 고려대 교수는 “아직 인수위에서 논의된 바 없는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같은 분과 간사인 한나라당 박진 의원은 “앞으로 진지하게 검토해 볼 사안”이라며 추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임장혁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