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대통령 年頭회견에 담긴 뜻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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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김영삼(金泳三)대통령은 연두회견에서 우리 경제가 탄탄한 안정기반 위에서 경쟁력을 높여가도록 하는 일을 올해 국정의 세번째과제로 꼽았다.
단기적으로 지난해 경제가 8%선의 높은 성장을 기록하고 물가상승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안정이 강조되는 것은 당연하다.그러나 우리가 특히 주목하는 것은 『우리 경제의 세계화는 물가안정 없이는 이룩될 수 없다』고 강조 한 대목이다.물가안정은 경제운용의 가장 기본적인 목표임에도 우리 경제운용은 성장률의 제고(提高)에 편향(偏向)되어 왔으며,이로 인해 우리경제는 구조적인 인플레체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물가를 5.6%에서 잡은 것은 다행이지만 이것도 선진국의 안정적인 물가구조에 비해 너무 높은 것이며,이러한 고물가.고비용(高費用)체질에서의 탈피(脫皮)야말로 세계무대에서 경쟁력을 확보하는 기본 발판이다.연두회견에서 중요한 과제로 꼽은 산업평화 또한 물가안정이 바탕이 돼야만 가능한 것이다.
金대통령은 『앞으로 2~3년안에 선진국형의 물가안정구조를 정착시켜 나가겠다』고 밝혔다.그러나 물가안정구조의 정착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문민정부 출범당시 마련한 신경제계획에서 연도별 물가목표까지 제시하며 물가안정을 강조했지만 여 태껏 이뤄낸것이 없다.인플레 체질,인플레 중독(中毒)에서 벗어나는 일은 여간한 결심과 의지 없이는 이뤄낼 수 없다.그러나 이러한 노력없이 진정한 의미의 세계화는 불가능하며,그런 의미에서 우리는 물가안정이 우리 경제의 세계화에 필수 조건임을 분명히 밝힌 이번의 연두회견에 각별한 의미를 부여하고 이의 실현을 강력히 기대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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