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의원 물갈이 원해” 충청 61% TK 57%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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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올 4월 총선에서는 현역 지역구 국회의원에 대한 ‘바꿔’ 열풍이 거셀 것으로 예상된다. 현역 의원 교체 요구는 지역 또는 지지했던 대선 후보에 관계없이 높았다.

지역별로는 대전·충청(60.5%)과 인천·경기(59.9%)가 가장 높았고, 대구·경북(56.6%)과 광주·전라(55.3%), 서울(54.2%)에서도 현역 의원을 바꾸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이 절반을 넘었다.

현역 의원 물갈이 요구는 대선 때 지지했던 후보가 누군지와도 상관이 없었다. 이회창 무소속 후보 지지자의 경우 66.2%가 교체돼야 한다고 응답해 가장 높았으며, 이명박 당선자 지지자의 경우 52.3%가 교체 희망을 피력했다. 17대 국회의원들의 의정과 지역구 활동을 잘했다고 평가하는 유권자들조차 37.1%가 물갈이 요구에 동참하고 있다.

그러나 선호하는 후보의 조건에서 미묘한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후보의 소속 정당과 개인 자질 중 어느 것을 더 중시할 것인지 묻는 질문에선 ‘개인적 자질’이 항상 높게 나온다. 정당보다 사람을 보고 찍는 것이 맞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런 질문은 과거 조사 결과와 비교해 추세를 읽어야 한다. 2004년 1월 중앙일보 조사에서 소속 정당 선호는 18.4%, 개인 자질 선호는 80.4%였다.

그러나 이번 조사에선 29.2% 대 69.9%로 소속 정당에 대한 선호가 높아진 반면 개인적 자질에 대한 선호가 낮아졌다.

지난해 12월 대선에서 위력을 떨쳤던 ‘노무현 학습효과’가 후보 선호 조건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는 셈이다. 이명박 당선자와 한나라당에 대한 선호 현상으로 인해 총선 투표 시 소속 정당을 고려하겠다는 응답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가령 대선 때 이명박 당선자에게 투표했던 유권자의 경우 39.1%가 후보의 개인적 자질보다 소속 정당을 더 중요하게 고려하겠다고 답했다. 총선 때 한나라당 후보에게 투표하겠다는 응답자들도 41.3%가 사람보다 정당을 더 중시하겠다고 했다.

이로 인해 후보의 소속 정당은 4월 총선에서 가장 중요한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현재의 정당 구조가 계속 이어질 것이라는 보장이 없기 때문이다.

김지연 미디어리서치 이사는 “한나라당의 경우 공천 과정에서 탈락한 후보를 중심으로 적지 않은 변화가 예상된다”고 했으며 “통합신당 역시 언제든 갈등이 재연될 여지가 있고 민주당과의 관계도 변수”라고 지적했다.
결국 ‘바꿔’ 열풍 속에서도 개인적 자질이 우수한 정치 신인들의 원내 진입은 수도권 등 일부 지역에 제한될 것으로 보인다.

한나라당의 경우 상대적으로 당선이 유리한 영남권에서, 또 통합신당의 경우 호남권에서 이들의 진입 공간이 협소할 것 같다. 상향식 공천에 따른 당내 후보 경선에서 신인이 승리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18대 총선을 위한 당내 예선은 어쨌든 과거 어느 때보다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신창운 여론조사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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