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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새해특집] 2008년 12월, 대한민국은 ‘스페이스 클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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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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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대원 준비! 카운트 다운 시작 10, 9, 8……1, 제로, 추적 시작!”

지난해 12월 12일 오전 11시30분 전남 고흥군 외나로도의 나로우주센터. 민경주 나로우주센터장의 명령이 떨어졌다. 동시에 서울 방향에선 쌍발 소형 비행기가 나타나 제주도 쪽으로 급상승하며 날아올랐다. 우주센터의 레이더 추적기와 초대형 디지털카메라, 제주도 레이더추적기, 그리고 제주 앞바다 함정 위에 설치된 이동 레이더 추적기가 총출동해 소형 비행기를 쫓아가기 시작했다. 이 비행기는 올 12월 발사 예정인 위성 발사용 로켓의 대역(代役)이다. 비행기가 지상 1.5㎞에서 5㎞로 급상승해 제주 쪽으로 향하는 것은 로켓이 발사된 상황을 가상한 것이다.

초당 480장을 찍을 수 있는 3000㎜ 줌 디지털 카메라는 날아오르는 비행기의 사진을 몇 분 만에 수천 장 토해냈다. 제주도 쪽으로 멀어져 가는 비행기가 한동안 손에 잡힐 듯 줌 카메라에 포착됐다. 종합통제동 앞쪽의 초대형 디지털카메라는 장갑차만큼 커 보였다. 줌 카메라를 다루는 노영환 연구원은 “3000㎜ 줌 렌즈로 10㎞까지, 적외선 카메라로는 20㎞ 떨어진 로켓을 추적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레이더 추적기의 대형 화면에는 비행기가 날아가는 방향과 위치·고도가 지도 위에 선과 숫자로 시시각각 나타났다. 로켓 가상 추적 훈련은 이날로 여섯 번째다. 민 센터장은 “연말 발사를 앞두고 모든 추적시스템이 일사불란하게 움직일 수 있도록 훈련을 거듭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우주센터는 2020년 ‘한국판 아폴로 위성’을 발사한다는 원대한 목표의 상징이기도 하다.

◇발사장 건설만 남아=축구장 셋을 합한 크기의 발사장에는 로켓 발사 때 뿜어져 나올 화염이 빠져나가는 통로를 건설하는 작업이 한창이었다. 발사대는 러시아 설계도를 들여와 건설하고 있다. 우주센터의 시설 중 이 발사대만 남았을 뿐 나머지 시설은 대부분 완공됐다.

우주센터는 5월까지 발사장 건설을 마치고, 석 달의 시험 운용 기간을 거쳐 12월 완공과 더불어 과학위성을 발사할 예정이다. 백홍열 한국우주연구원장은 “러시아의 도움을 받아 우주센터를 건설하고 있지만 ‘우주 개발 독립’의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10여 년 뒤 나로우주센터에서 우리 손으로 만든 달 탐사 위성이 솟구치는 감격을 함께 누렸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글=박방주 과학전문기자, 사진=최승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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