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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의 경고 ? 올해, 100여 년 새 최악의 더위·가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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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2007년은 어느 때보다 심한 '기상 이변의 해'였다. 29일 (현지시간) AP에 따르면 기후온난화 탓인지 올해 지구촌은 전례 없는 최악의 더위와 가뭄.홍수 등에 시달렸다.

◆뜨거워진 지구=올해의 가장 뚜렷한 현상은 지구가 전반적으로 더워졌다는 점이다. 올 북반구 지표면의 평균 기온은 1880년 전 세계의 기후 자료를 축적하기 시작한 이래 가장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자료가 없어서 그렇지 올해가 300~400년 만에 최고로 더웠던 해였을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영국의 경우 올 4월 평균 기온은 기상측정이 이뤄진 348년을 통틀어 가장 무더웠다. 올여름 미국도 극심한 폭염에 신음했다. 중서부에 몰아닥친 무더위로 각 지역을 통틀어 263개의 기온과 관련된 최고 기록, 또는 타이 기록이 수립됐다.

지구온난화로 가장 심각한 변화를 겪고 있는 곳은 남극이다. 과거에 찾아볼 수 없는 규모로 남극 얼음이 녹아내려 해수면 상승이 우려되고 있다. 그린란드를 덮고 있는 북극 주위의 얼음도 역시 기록적으로 줄었다.

◆지독한 가뭄.홍수=미국과 호주는 유례없는 한발을 겪었다. 미국의 경우 올 8월 한때 전 국토의 60% 이상이 비정상적인 건조 현상 또는 가뭄에 시달렸다. 이로 인해 각 지역의 호수들이 말라붙어 심각한 식수난이 발생하기도 했다. 지난달 애틀랜타의 주 식수원인 래니어호의 수위는 사상 최하를 기록했으며 플로리다의 오키초비호, 미시간주의 슈피리어호 등도 역시 최악의 물 기근을 겪었다.

또 원래 비가 적은 호주에는 100년 만에 겪는 최악의 가뭄이 엄습해 기후 문제가 올해 대선의 핵심 쟁점으로 부각되기도 했다. 반면 중국과 영국은 기록적인 홍수를 겪었다.

◆갖가지 기상이변=올해의 또 다른 특징은 과거에는 찾아보기 힘들었던 기상이변이 곳곳에서 일어났다는 사실이다. 예컨대 미국 뉴욕에는 중부에서나 볼 수 있는 토네이도가 발생, 기상학자들을 놀라게 했다. 또 남아프리카에서는 25년 만의 폭설이 내렸으며, 이란.오만 등 중동에서는 인도에 주로 발생하는 사이클론이 상륙하기도 했다.

한편 이 같은 기후변화로 지구온난화의 심각성을 경고한 인사들과 단체들이 올해 특별한 주목을 받았다고 AP는 평가했다. 지구온난화의 심각성을 경고한 '불편한 진실'이라는 다큐멘터리를 제작, 노벨평화상을 탄 앨 고어 전 미국 부통령이 대표적인 예다. AP는 기상학자들의 말을 인용, "기상이변의 해가 점점 더 늘 것이며 머잖아 이 같은 현상이 정상으로 여겨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뉴욕=남정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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