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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만복 국정원장 별도 보고 안 받아 만나봐야 제대로 된 얘기 나오겠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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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가 국가정보원의 '별도 보고'를 받기 위해 김만복 국가정보원장을 따로 만나지는 않을 것으로 30일 알려졌다.

이 당선자의 한 핵심 측근은 이날 "이번에는 국정원장의 보고를 따로 받지 않기로 했다"며 "만나 봐야 제대로 된 얘기가 나오겠나. 어차피 인수위에 보고할 때 같이 보면 된다"고 말했다.

역대 대통령들이 당선자 신분이 된 후 국정원장을 따로 만나 '별도 보고'를 받아온 점에 비춰 이례적이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대선 과정에서 불거진 국정원 개입 논란으로 국정원과의 관계가 껄끄러워진 것 때문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하지만 주호영 당선자 대변인은 "정부 부처별 보고가 있는데 국정원만 따로 보고를 받을 필요가 있겠느냐"며 "(국정원의 대선 개입 논란 등) 그런 점이 작용한 것은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신뢰'를 중시하는 이 당선자의 인사스타일상 김만복 원장의 교체는 확실시된다. 이 당선자 측은 이날 김 국정원장이 당선자에게 면담을 요청했는지에 대해 확인도 부인도 하지 않았다.

이 당선자는 이날 오전 부인 김윤옥 여사와 함께 자신이 장로로 있는 소망교회 주일 예배에 참석했다.

23일(주일 예배)과 27일(당선 축하 예배)에 이어 당선 이후 세 번째 소망교회 출석이다.

이 당선자는 2부 예배 시작 시간인 오전 9시30분 교회에 도착해 예배당 맨 앞자리에 자리를 잡았다. 예배 내내 기도에 열중한 이 당선자는 예배 막바지에 김지철 담임목사의 소개로 김 여사와 함께 신도들에게 잠시 일어나 인사를 했을 뿐 별다른 발언은 하지 않았다. 이 당선자의 한 측근은 교회 방문에 대해 "이 당선자가 워낙 자연스러운 것을 좋아해 당선 이후 갑자기 생활에 변화를 주고 싶지 않은 것 같다"며 "하지만 경호나 의전 문제상 취임 이후에는 물론이고 취임 전에 지속적으로 교회에 나오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예배는 한 시간 동안 진행됐으며, 예배가 끝나자 이 당선자는 자신을 에워싼 신도들과 악수를 나눈 뒤 곧장 교회를 빠져나갔다.

이 당선자는 이어 서울 통의동 당선자 집무실로 돌아와 임태희 비서실장, 주호영 대변인과 간단한 회의를 한 뒤 관저로 돌아가 오후를 보냈다. 이 당선자는 이날 가족들과 함께 휴식을 취하면서 새해에 발표할 '신년사'를 가다듬고 정국 구상에 집중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종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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