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1%가 非법학 전공…30대가 29%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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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호 03면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입학시험을 대비한 모의시험 응시에 공학계열과 인문계열 등 비(非) 법학 전공 출신자들이 대거 몰렸다.

로스쿨 모의시험 지원자 분석해 보니

고령자나 의사·약사의 지원도 적지 않았다. 이는 내년 하반기 실시되는 실제 입학시험의 지원자 성향을 가늠할 수 있는 자료로 주목된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26~28일 사흘간 2009학년도 법학적성시험(LEET) 예비시험의 응시 원서를 접수한 결과 총 1000명을 모집하는데 3131명이 지원해 3.13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고 29일 밝혔다. 평가원은 지원자 가운데 컴퓨터 무작위 추첨을 통해 1000명의 응시자를 선정, 1월 3일 홈페이지(www.leet.or.kr)를 통해 발표할 예정이다. 이미 공고한 대로 법학 전공자는 최종 응시자의 50%를 넘지 않도록 제한할 방침이다.

이번 예비시험은 평가원이 내년 8월 도입되는 LEET의 출제와 시행, 채점, 성적 통보까지의 전 과정을 점검하고 문제점을 보완하기 위해 무료로 실시하는 것이다. 언어이해, 추리논증, 논술 등 3개 영역에 걸쳐 80여 개 문항이 출제될 예정이다.

지원자를 전공별로 살펴보면 법학계열 전공자가 922명(29.4%)으로 가장 많았다. 법학 전공이 아닌 경우 의외로 공학계열 전공자(17.4%)의 관심이 컸다. 이어 인문(14.3%), 상경(14.1%), 사회(10.6%) 계열 전공자들이 많이 지원했다. 수는 적지만 예체능(34명), 신학(7명) 전공자도 눈에 띄었다. 의학·공학·자연·농학 등 이공계가 792명(25.3%)으로, 법학 전공자보다 약간 적었다.

대학별로는 서울대·연세대·고려대 출신 지원자가 전체의 3분의 1을 차지했다. 각각 365명·349명·325명이었다. 연령별로는 20대가 압도적으로 많은 가운데(66.6%), 30대도 만만치 않은 관심(29.0%)을 보였다. 이 밖에 남성 지원자가 여성의 1.7배가량 됐다.

평가원의 LEET 담당자 유수용씨는 “지원자들로부터 ‘주변 사람들 몰래 준비하고 있으니 이름 등 개인정보는 절대 공개하지 말아달라’는 민원이 많이 들어왔다”며 “이름 대신 접수번호와 ID 앞자리 몇 글자 정도만 밝히는 방법이 논의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시험은 1월 26일 서울 한양공고에서 치러진다.

非수도권대 총장 성명 “정원 48% 지방 배분해야”

제주대·영남대 등 로스쿨 인가를 신청한 비수도권 대학 17곳의 총장들은 29일 대구에서 회의를 한 뒤 “정부는 로스쿨 정원의 48%를 원래 계획대로 비수도권에 배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성명서에서 “최근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의 활동이 시작되면서 로스쿨의 설립 취지와 일정에 어긋나는 움직임이 있어 우려를 금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 같은 주장은 17일 이 대학들 중 15곳의 총장이 “비수도권 배분 비율을 60% 이상으로 높여야 한다”고 요구한 것에서 다소 물러선 것이다.

이와 관련해 한 대학의 관계자는 “17일 이후 법학교육위원회에서 정원 비율을 수도권 52%, 비수도권 48%로 확정해 종전 60% 요구안을 계속 주장하기 힘든 것으로 총장들이 판단했다”며 “일단 정해진 48% 안에서 더 이상 양보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참여 대학 총장들은 “만일 법학교육위원회가 정한 일정대로 로스쿨 설립 절차가 진행되지 않는다면 학생 및 학부모에게 막대한 혼란을 초래할 것”이라며 “정부는 2009년 3월 로스쿨 개원 계획을 차질없이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로스쿨 인가를 신청한 대학은 수도권 24곳, 비수도권 17곳으로 교육부는 내년 1월 말께 이들 중 설치 예비인가 대학을 선정·발표할 예정이다.

법학교육위원회는 로스쿨 인가를 신청한 대학에 대한 서류 조사를 마치고 20일 동국대를 시작으로 현장실사에 들어갔다.

교수와 법조인으로 구성된 현장 조사단 7명이 서울권역과 서울 외 권역으로 나눠 내년 1월 11일까지 로스쿨 신청 대학을 방문해 조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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