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선산.구미지방의 전통민속주 죽향 상품화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9면

조선시대 찹쌀과 일반쌀로 빚어 선비들이 즐기던 경북 선산.구미지방의 전통민속주 죽향(竹香)이 상품화 됐다.
선산군산동면「구미금오산약주」대표 김성헌(金聖憲.54)씨는 60여년간 가업으로 막걸리를 만들던 기술과 경험을 바탕으로 지난달부터 죽향을 생산하고 있다.
金씨는『서민들이 즐겨 마시던 막걸리가 외국 수입주정을 원료로만드는 양주와 맥주에 밀려 사양길로 접어드는 것을 안타깝게 생각해 대대로 전해오는 비법으로 전통주를 만들게 됐다』고 밝혔다. 죽향술은 고려말 충신이며 성리학의 거봉인 야은(冶隱)길재(吉再)선생과 조선시대 선비들이 구미 금오산에서 즐기던 민속주로전해지고 있다.
그러나 일제의 양곡절약정책으로 맥이 끊겨 일부 주민들이 은밀하게 만들어 마셨다는 설은 있으나 정확한 문헌상의 기록은 찾아볼 수 없다.
이 술은 찹쌀을 증기로 쪄 하룻동안 식힌 다음 구기자등 6가지 한약재와 우리 밀로 만든 누룩에 지하 1백60m 암반에서 뽑아 올린 생수를 혼합한 다음 온도가 일정한 대형 독에서 1개월이상 발효하는 과정을 거친다.
발효가 끝난 술은 2차에 걸친 정제과정을 거쳐 잡균번식을 예방하기 위한 증기살균 처리를 한 후 알콜농도 13%로 만들어 출하된다.
이 때문에 다른 술에 비해 영양가가 많고 독특한 향과 청아한맛을 지니고 있으며 마신 후에 숙취와 갈증이 없다.또 1년이상장기보관이 가능한 것도 이 술의 특징이다.
金씨는『앞으로 죽향술을 향토 특산물로 육성하고 원료는 선산지방 농가에서 농약을 쓰지 않고 생산된 농산물을 써 농가소득 증대에 기여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善山=金永洙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