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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진 가면 '오메가 일출' 보려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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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해가 떠오르는 수평선 위 대기층의 빛 굴절률이 달라져 오메가(Ω) 형상이 나타난다. 작은 사진은 맑은날 바다의 일출·일몰 때 볼 수 있는 녹색 섬광(태양 맨 윗부분).

올 한 해도 며칠 남지 않았다. 묵은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으려는 해넘이와 해맞이 인파는 올해도 바닷가나 산등성이를 붐비게 할 것이다. 태양 속의 재미난 과학을 음미하면서 일출.일몰을 즐겨 보자.

◆녹색 섬광=태양의 정수리 부분 위에 녹색 섬광이 몇 초간 나타나는 현상이다. 옛날에는 이를 착시 현상인 줄 알았으나 사진으로 촬영해 봐도 그런 색이 나타나 실제 현상으로 판명됐다.

한국천문연구원의 김봉규 박사는 "대기가 프리즘 역할을 해 햇빛을 '빨주노초파남보' 7색으로 분해하는데 그때 태양 맨 윗부분에 있는 녹색만 관측자의 시각에 도달해 생기는 현상"이라고 말했다. 녹색 섬광은 위도가 높을수록 잘 보인다. 우리나라에선 몇 초 정도 볼 수 있지만 북극 지방에서는 몇 분간 지속되기도 한다. 겨울철 맑은 날 바닷가의 일출과 일몰 때 주로 볼 수 있다.

◆지평선의 해가 더 크다?=지평선에 걸린 해는 육안으로 볼 때 중천에 떠 있는 해보다 커 보인다. 이는 착시다. 오히려 작다. 실제 사진을 찍어 보면 중천에 떠 있는 해가 더 크다. 사람의 눈이 왜 지평선의 해를 중천의 해보다 크게 보는지는 풀리지 않은 수수께끼다.

또 지평선 근처에 해가 있으면 햇빛 중 청색이나 녹색은 대부분 대기 중 먼지에 부딪혀 없어져 사람 눈에 도달하지 않는다. 그래서 해는 붉거나 노랗게 보인다. 붉게 보일 때는 공기 중 먼지가 많을 때다. 특히 굵은 먼지가 많을 때 그렇다. 작은 먼지가 많을 때는 청색만 산란시켜 노랗게 보인다.

서해안에서는 바다 일출을 볼 수 없다. 그러나 충남 당진군 석문면 왜목마을은 겨울 한철만 바다에서 뜨는 일출을 볼 수 있다. 왜목마을은 아산만 중간에서 바다 쪽으로 삐죽 튀어 나와 있어 동남쪽으로 아산만 바다가 길게 보인다. 그러나 겨울철 외의 계절에는 바다 일출을 보지 못한다. 해가 정동(正東) 또는 그 비슷한 방향에서 뜨기 때문이다.

◆오메가(Ω) 현상=수평선 바로 위에서 해가 질 때나 뜰 때 'Ω' 형태로 보일 때가 있다. 오메가 현상이라고 부른다. 맑은 날 바닷가에서 주로 볼 수 있다. 이는 대기의 '역전층' 현상 때문에 일어난다. 대기 온도는 고도가 높을수록 낮아지는데 가끔 수평선 바로 위에서 위로 올라 갈수록 온도가 높아지는 층이 형성될 때가 있다. 이 경우 대기의 굴절률이 달라진다. 그러면 해가 거울에 비치듯 아래쪽에 해의 일부분이 나타나 Ω 형태를 만든다.

◆11년 주기로 활동 강약 반복=태양 흑점의 활동은 11년 주기로 정점을 이룬다. 태양 흑점의 활동이 활발할수록 태양 자기장이 많이 쏟아져 나와 지구의 통신.위성.전력 등에 악영향을 미친다. 때로는 인공위성과 전력 계통이 고장 나기도 한다. 흑점의 활동이 왕성하면 지구에는 홍수가, 안정기에는 가뭄이 온다는 주장을 펴는 과학자도 있다. 가장 가까운 장래에 태양 활동이 왕성할 시기는 2011년과 2012년이다.

태양의 밝기는 흑점과 백점의 수에 많이 좌우된다. 흑점이 태양 표면의 열을 다른 방향으로 전환하는 역할을 하고, 백점은 태양열이 쉽게 진행하도록 한다. 태양 활동이 왕성하면 흑점과 백점 모두 늘어난다. 백점의 영향으로 전체 태양이 더 밝아지기도 한다. 선조들은 왕좌 뒤에 놓는 병풍의 해 속에 까마귀를 그려 넣곤 했다. 태양의 흑점을 알았던 것 같다.

박방주 과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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