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중대결단"발언파문-벼랑에 선 民主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민주당의 상황이 긴박해지고 있다.이기택(李基澤)대표는 29일조기전당대회 관철을 선언했다.그렇게 안된다면 중대결단을 하겠다고 공언했다.의원직사퇴에 이어 다시 한번 배수진을 친 것이다.
각 계파는 아연 긴장하는 모습이다.특히 동교동계 는 화는 나지만 말은 참는 모습이다.그만큼 상황을 위기라고 판단하고 있는 것이다. 李대표와 김대중(金大中)亞太평화재단이사장 사이가 험하게 변해가고 있다.차기대권을 둘러싼 주도권 싸움이다.
제2탄은 이부영(李富榮)최고위원이 맡은 것 같다.개혁모임을 이끌고 있는 그는 30일 동교동계의 대표인 권노갑(權魯甲)최고위원을 만났다.그는 조기전당대회소집요구를 전했다.그러면서 조기전당대회를 위해 李대표와 비주류의 김상현(金相賢) 고문 그리고자신이 만날 계획임을 전했다.李최고위원의 이같은 행동에는 압력행사와 함께 개혁모임이 李대표의 주장에 적극 동조하고 있다는 「시위」의 성격도 담긴 것 같다.李최고위원은 29일 오전 李대표와 상당시간 밀담을 나눈 바 있다.
동교동계의 수습노력도 가시화되고 있다.한광옥(韓光玉)최고위원이 李대표와 李최고위원 설득에 나섰다.
그러나 효과를 거둘지는 미지수다.李대표가 지자제선거후로 전당대회를 양보할 생각이 없는 것이다.
따라서 金이사장과 李대표의 연초 면담도 아직 불투명하다.당내문제가 풀린뒤 만나게 될 것이라는 얘기다.
이런 가운데 동교동계의 한 핵심의원은 『최악의 상황에는 김원기(金元基)대행체제로 가면 된다』고 말했다.이말은 동교동이 李대표와의 결별을 전제로 당헌을 이미 검토했음을 의미한다.민주당당헌은 대표가 궐위되면 대표가 지명하는 최고위원 이 권한을 대행하고 대표의 지명이 없으면 최고위원들이 대행을 결정토록 돼 있다.대표의 임기가 6개월 이상 남았으면 새로 선출해야 하나 李대표는 임기를 다 채운 상태다.
하지만 李대표라고 해서 대응이 없을 수만은 없다.李대표의 중대결단에는 그래서 대표직 사퇴이상의 내용이 담길 가능성이 높다.李대표의 측근은『아예 정계를 떠날 것』이라고 말한다.
『이용만 당했다』는 대국민 메시지를 담겠다는 얘기같다.이 방법은 金이사장과 동교동계에 상당한 타격을 줄 수 있을 것이다.
무엇보다 도덕성이 크게 훼손될 것이기 때문이다.이는 지자제선거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다.양측의 감정은 꼬이고 있다.李대표측은 동교동계가 도발하고 있다고 말한다.李대표의 중대결단 발언이나온 29일 원외지구당위원장 모임도 사무총장이 소집한 공적모임인데 동교동계가 이를 알면서 같은 시간에 계보모임인 내외문제연구소 모임을 소집했다고 지적한다.특 히 내외연모임은 원내만 참석대상으로 했다가 하루전에 원외까지 확대했다며 흥분한다.『고의적인 李대표 흠집내기 아니냐』는 것이다.동교동계는 동교동계대로『대표라고 아무말이나 할 수 있느냐』며 불만을 토로한다.
당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게 돌아가자 중재노력이 활발해지고 있다.김원기.조세형(趙世衡)최고위원등이 나서고 있다.그래서 30일 김상현고문이 일본에서 귀국한 후 많은 접촉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그러나 이미 李대표가 조기전대관철을 공언 한 후여서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결국 연초 김대중-이기택회동에서 타협이 이뤄지지 않는 한 내년초 민주당은 이기택-김상현-이부영의 3자회동,李대표의 거취표명등 조기전당대회 소집을 위한 대(對)동교동파상공세가 이어지면서 숨가쁘게 벼랑으로 치달을 전망이다.
〈金敎俊. 朴承熙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