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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4증시 총결산 부문별 성적표 분석-채권시장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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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올 채권시장은 발행채권 규모가 늘고 종류도 다양해졌다.거래도크게 늘었다.그러나 발행물량 확대에 따른 부담으로 채권시세는 약세를 면치 못했다.지난7월부터 외국인들에게 국내 중소기업 발행 전환사채와 장기저리 국공채를 매수할 수 있는 길이 열리면서채권시장 개방원년이라는 평가도 나왔다.증권거래소에 따르면 올 채권발행규모는 약77조원으로 잠정집계됐다.이는 지난해보다 3%늘어난 것으로 종류별로는 국채.통안채등이 줄어든 반면 회사채.
특수채.금융채등이 늘었다.
회사채의 경우 보증채 발행규모가 약11조4천억원으로 지난해와같은 수준에 머문반면 무보증채는 약7조5천억원으로 지난해에 비해 2배 늘었다.이는 무보증 전환사채(CB)가 증가한데다 경기활황으로 건실한 기업이 늘면서 자체신용으로 회사 채를 발행하는경우가 늘었기 때문이다.
회사채 종류별로는 일반사채가 약16조원으로 지난해보다 11%증가에 그친 반면 전환사채는 주식시장의 활황에 힘입어 지난해보다 7배이상 증가한 2조8천억원에 달했다.특히 지난 4월에 발행된 2백억원규모의 태영 전환사채 청약때는 일반인 들이 대거 청약에 참여,무려 1천5백여억원의 청약자금이 몰리는 과열양상을빚기도 했다.
지난 9월엔 금리가 3개월마다 변하는 변동금리부사채(FRN)가 국내 처음으로 도입됐다.그러나 기준금리인 91일물 양도성예금증서(CD)금리가 은행권의 자금사정에 따라 심하게 출렁이는 문제점을 노출했다.실제로 지금까지 발행실적이 19 건 5천1백75억원으로 아직 걸음마 단계에 머무르고 있다.
채권시장이 양적으로 팽창하면서 상장채권의 규모도 27일현재 약1백3조2천억원으로 지난해에 비해 30%증가했다.채권거래 실적도 괄목할 성장을 거듭했다.장내외 거래합계가 올들어 지난 27일까지 약1백48조7천억원으로 지난해보다 약39 조원이 증가했다.특히 장내에서 전환사채 거래가 늘면서 장내 거래규모가 지난 21일 사상 처음 1조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채권 유통시장은 약세를 지속했다.연초 11%대까지 떨어졌던 3년만기 은행보증 회사채 유통금리는 상반기까지 12%대에서 안정적인 움직임을 이어갔다.1년만기 산금채나 CD금리도 상반기까지 12%대에 머물렀다.
그러나 은행권이 주식투자를 늘리기위해 지난 7월부터 투신사에예치해놓았던 공사채형수익증권을 대거 인출해가면서 사정이 바뀌었다.최대 채권매수처인 투신사가 매수에 나서지 못하면서 회사채금리가 오르기 시작한것.여기에 가뭄으로 생필품 가 격이 급등하면서 물가가 앙등한데다 은행의 방만한 자금운용이 겹치면서 통화가늘어 당국이 통화관리를 강화했다.
이에따라 8월초 1차 지준파동이 벌어졌다.채권금리는 13%대로 올라섰고 CD금리는 한때 16%를 웃돌기도했다.추석을 전후해 통화관리가 계속 이어지는통에 일단 상승세를 탄 실세금리가 좀처럼 떨어지지 않았다.
11월들어 한국통신과 중소기업은행 주식청약에 청약자금이 대거몰리면서 총통화증가율이 당초 목표치인 14%대를 크게 웃도는 17%대까지 치솟았다.특히 청약자금의 제도권 환수가 더디게 진행되는 바람에 일반대출을 늘렸던 은행권이 연말에 2차 지준파동에 휩싸였다.
은행권이 지준을 쌓기위해 CD를 실세로 발행하면서 금리가 지난19일 연중최고치인 16.50%를 기록했고 콜금리가 법정최고선인 25%까지 치솟기도 했다.
회사채 금리는 정부의 적극 개입으로 다른 금리에 비해 상승세가 둔하긴 하지만 연말에 접어들면서 역시 연중최고수준이고,정부의 손길이 미치지 않는 금융채.무보증 회사채등의 금리는 더욱 빠르게 상승하기도 했다.
내년에도 세계적인 고금리 추세와 경제성장률.물가등을 감안할 때 실세금리의 전반적인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라는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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