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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라운지] 연말연시 통화 폭주 비상 걸린 이통사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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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며칠 있으면 세밑입니다. 서울 종로 보신각이나 경기도 임진각 등에선 올해도 어김없이 제야의 타종 행사가 열리겠지요. 모든 시민이 종소리에 귀 기울이며 한 해를 정리하고 새해 소망을 기원할 것입니다.

하지만 이 행사를 그리 반기지 않는 곳이 있습니다. 바로 이동통신업체입니다. 전국 특정 지역에 몰리는 통화량을 소화하느라 비상근무를 해야 합니다. KTF의 경우 보통 때 하루 휴대전화 통화량과 문자메시지 전송 건수는 각각 9500만 통과 1억4000만 건입니다. 하지만 지난해 섣달 그믐날에는 통화량과 문자 메시지 전송 건수가 각각 1억1000만 통과 2억2900만 건에 달했습니다. 자정 전후에 통화량이 폭주했기 때문입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이동통신업체들은 연말연시에 통화 두절 현상이 빚어질까 전전긍긍합니다. 세밑에 통화량을 제대로 소화했느냐에 따라 통화품질 수준이 가려지기 때문이죠. 그렇다고 뾰쪽한 대책도 없습니다. 우선 인파가 모이는 전국 100여 곳에 이동기지국(차량)을 추가로 투입합니다. 또 임시로 기지국이나 중계기의 용량을 높이기 위해 채널카드를 더 넣습니다. 채널카드의 처리 능력은 장당 8000통 정도 됩니다. 또 주변에 있는 기지국 용량 중 일부를 통화량이 많은 곳에서 쓸 수 있도록 돌려 놓지요. 기지국이나 중계기 관리요원은 물론 부품업체의 직원도 24시간 비상근무를 합니다. SK텔레콤·KTF·LG텔레콤은 이때 각각 100여 명씩 투입한다고 합니다. 그렇다고 100% 안심할 수는 없습니다.

기지국이나 중계기의 통화 처리 반경은 한정돼 있습니다. 도심의 기지국은 보통 반경 500m~1㎞를 커버하면서 동시에 시간당 1만 명의 통화량을 처리할 수 있습니다. 중계기는 기지국을 보완하는 역할에 그칩니다. 지난 연말 제야의 타종 행사 때 보신각 앞에 운집한 인파는 10만 명이 넘었습니다. 주변 종로나 청계천 부근의 인파까지 합치면 수십만 명이었고요. 이동통신업체가 아무리 장비와 인원을 투입해도 기지국 처리 용량을 초과하면 통화 지연이나 불통 사태가 벌어집니다. 그렇다고 무한정 기지국을 증설할 수도 없습니다. 하루, 그것도 몇 시간 동안의 통화체증을 풀기 위해 대규모 투자를 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기업들은 투자를 할 때 효율성을 가장 먼저 따집니다. 기지국 하나당 100만 통을 동시에 처리할 수 있는 기술도 개발돼 있습니다. 하지만 그런 기술을 실제로 사용하려면 기지국과 중계기 유지 비용이 지금의 수십 배에 이른다고 하네요.

장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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