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PC ‘꿈의 디스플레이’ 시대로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경제 03면

삼성SDI는 세계 최대 크기인 31인치 능동형 유기발광다이오드(AM OLED) 패널을 개발해 27일 공개했다. 이번 제품의 두께는 보통 LCD 패널의 10분의 1 정도인 4.3㎜다.(오른쪽 사진)

차세대 디스플레이인 ‘능동형 유기발광다이오드(AM OLED)’가 LCD와 PDP를 대체할 날이 다가오고 있다.

삼성SDI는 세계 최초로 저온다결정실리콘(LTPS) 방식을 이용한 79㎝(31인치) AM OLED 패널을 만들어 27일 공개했다. 200만 화소의 풀HD급이다. 삼성전자는 이 패널을 적용한 TV를 내년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소비자가전쇼(CES)에서 선보일 계획이다.

◆TV·모니터용으로 쓸 수 있어=삼성SDI는 이 신제품 개발로 소니 등 경쟁사보다 한발 앞설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31인치 패널은 현재 시장에서 주로 팔리는 제품 가운데 가장 큰 컴퓨터용 모니터(30인치)와 가장 작은 TV(32인치)를 만들 수 있는 크기다. 양산 기술이 개발되고 가격을 낮추면 LCD·PDP와 TV 패널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일 전망이다. 지금까지 AM OLED는 7인치 이하의 휴대전화나 내비게이션용으로 주로 쓰였다.

삼성SDI 유의진 상무(AM OLED 사업총괄)는 “이번에 공개한 패널은 전체 모듈 두께가 4.3㎜로 보통 LCD 패널의 10분의 1 수준이며 전력 소비도 32인치 LCD TV의 절반”이라며 “LTPS 방식으로는 대형 패널을 만들기 어렵다는 업계의 통념을 깨뜨렸다”고 말했다. 소니는 51㎝(20인치) 제품을 CES에서 공개할 예정이다.

백라이트에서 나온 빛이 액정을 통과하며 색을 내는 방식인 LCD는 액정이 움직이는 속도가 느려 잔상이 남는 단점이 있다. 또 햇볕처럼 백라이트보다 밝은 빛을 비추면 화면이 잘 보이지 않는다. 두 장의 유리 사이에 넣은 플라스마에 고전압을 걸어 빛을 내는 PDP는 응답 속도는 빠르지만 전력을 많이 쓰고 20인치 이하의 소형으로 만들기 어렵다.

AM OLED는 이런 단점이 없지만 수명이 짧은 문제가 있었다. 김성철 삼성SDI 상무(AM OLED 개발팀장)는 “신제품의 수명은 가장 밝게 했을 때 3만5000시간이지만 실제 환경에서는 이보다 다섯 배 정도 쓸 수 있다”며 “내년에는 수명을 세 배로 늘릴 것”이라고 말했다.

◆내년부터 14인치 양산=삼성SDI는 이날 노트북 PC용 14인치 AM OLED 제품도 공개했다. 내년에 충남 천안사업장 내 4세대(730×920㎜) 라인에서 양산에 들어간다. 31인치 제품 양산 시점은 시장 상황을 감안해 내년 이후 결정할 계획이다. 아직 대형 패널은 가격이 비싸 수요가 많지 않기 때문이다. 최근 소니가 세계 최초로 선보인 28㎝(11인치) AM OLED TV는 가격이 200만원에 달한다. 같은 크기 LCD 제품의 10배가 넘는다. 40인치대 LCD·PDP보다도 높은 가격이다.

올 9월부터 휴대전화용 5.1㎝(2인치) 패널을 월 150만 개 만들고 있는 삼성SDI는 내년에 생산량을 300만 개로 늘리고 7인치 제품도 본격적으로 생산할 예정이다.

김창우 기자

◆AM OLED=전기를 넣으면 스스로 빛을 내는 유기화합물질을 이용한 디스플레이. LCD나 PDP보다 전기를 덜 먹고 화질이 좋은 데다 응답 속도도 빨라 ‘꿈의 디스플레이’라 부른다. 어떤 유기물질을 쓰는지는 회사마다 1급 비밀이다.

[J-HOT]

▶ 보신각 종소리 생각만 해도 식은땀 뻘뻘 이통사

▶ 클릭! 골목골목 지하철역 옆 원룸까지 쫙~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