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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스트리트저널>투자 손실입히면 해고돼야 하나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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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당신의 회사가 이자율을 잘못 예측하고 디리버티브(금융파생상품)투자에서 큰 손실을 입었다.당신이 최고 경영자라면 어떻게 할것인가. 많은 회사들이 내놓는 해답은 간단하다.누군가를 해고하는 것이다.
올해 매입결정을 한 직원이 해고되거나 직위가 강등된 곳은 프록터 앤드 갬블社(P&G),멜론 은행,깁슨 그리팅社,뱅커스 트러스트 뉴욕社와 프루덴셜 증권사등에서다.
반면 이들 회사의 최고 경영자중 누구도 물러난 사람은 없다.
물론 해고 결정 사유가 명백한 경우가 있다.예컨대 해리스 신탁저축은행은 단기 증권에 투자토록 한 자금을 장기 디리버티브에투자,5천1백30만달러의 손실을 입힌 증권대출 책임자를 정직시켰다. 그러나 멜론 은행과 P&G등에서 해고된 직원은 그 회사의 사정에 밝은 사람들에 따르면 회사 규정을 위반하지는 않았다. 해고된 사람들은 이자율 예측과 환율 예측을 잘못 했기 때문에 손실을 초래한 것이다.
이와 관련,책임을 분담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시카고 소재 러셀 레널즈 어소시에이트社의 피터 크리스트는 『내가 최고경영자라면 나의 관할 부서장이 나쁜 기업을 매입하는 바람에1억달러의 손실을 끼쳤을 경우 그를 해고할 것이 지만 인사위원회는 나의 부하가 주주들에게 손해를 끼치도록 허용한 점을 들어나도 징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름을 밝히길 꺼리는 한 해고직원은 자신들은 어디까지나 회사규정에 따라 투자했으며 회사 상층부에서는 그들의 투자에 대해 알고 있었다고 강조하고 『우리의 예측이 완전하다면 누구도 일하려 하지 않을 것』이라고 항변했다.
AT 키어니 경영자문회사의 패트 쿡은『손해를 끼친 담당자를 해고하면 다른 직원들이 위험 회피적이고 방어적으로 될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반면 PNC은행,키코포레이션과 뱅크 원社등에서는 다른 조치를취했다.모두 디리버티브투자에서 손해를 입은 후 경제 모델과 자산 투자 비율(포트폴리오)을 조정했지만 책임자는 한 사람도 교체되지 않았다.
뱅크 원의 수석 임원인 존 B 매코이는 『누구도 회사의 투자정책을 어기지 않았으며 따라서 해고되지 않았다』고 말하고 『회사의 디리버티브 투자모델은 좋았지만 올들어 단기 이자율이 예상외로 2.5%포인트나 급등한 것은 어쩔 수 없었 다』고 말했다.그는 『세상에 위대한 예측자가 많지는 않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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