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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젊은 남자" 배병수씨 사건과 유사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5면

「나는 유명해질 자질이 있다.단역이지만 영화나 CF에도 출연했다.그런데 매니저는 무시하고 잡일이나 시키고 몸종으로 부린다.내게 했던 짓을 보복하고 그 자리를 내가 차지하고 싶다」.그는 행동에 옮긴다.
최근 이런 일이 우리주변에서 두번 일어났다.하나는 비극보다 더 허황된 현실에서고,하나는 현실보다 더 절실한 비극에서다.매니저 배병수씨 살해사건과 영화 『젊은 남자』가 문제의 현실과 비극.두 상황이 너무나 닮아 있어 화제가 되고 있 다.
피의자 전용철은 매니저가 자기를 연예인으로 밀어주지 않고 심부름꾼으로 대우하자 불만이 누적돼 살인을 저지른다.그는 아역배우출신으로 신데렐라의 꿈을 키워왔던 사람이다.. 스타가 되고자 하는 신세대의 욕망을 그리고 있는 『젊은 남자』역시 주인공 이한(이정재扮)의 살인에 이르는 심리과정이 이와비슷하다.둘다 보상욕(報償慾)이나 복수심에 사로잡혀 있었다는 설명이다.
이한은 유명브랜드의 CF모델에 캐스팅된 후 자기를 무시했던 매니저로부터 벗어날 것을 결심한다.그는 걸림돌이 되는 전속계약을 파기하기 위해 매니저의 사무실에 침입한다.우발적으로 살인하지만 그의 머릿속에는 이미 살인을 비롯한 어떤 수 단도 동원할준비가 돼있었다.
일을 저지른 배병수 살해범 전용철과 영화속의 이한(이정재扮)에게서 죄책감을 찾는 것은 애초 무리.그들은 완전범죄의 유혹에푹 빠져 있다.둘 다 시체를 산과 호수에 유기한다.고급승용차(현실은 브로엄,비극은 벤츠)와 여자등 방탕한 탐 닉에 몰입하는것도 똑같다.
수필가 남궁설민(파티마의원 원장)씨는 현실과 비극의 두 사건이 우연히 일치했다고 보지 않는다.
그는『신데렐라꿈은 누구나 가지고 있다.그것은 훌륭한 에너지다.이번 사건을 계기로 젊은 세대들의 에너지를 바람직한 방향으로이끄는 사회의 계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李揆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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