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옐니노현상 일어난다-동태평양 수온 최근1~2도상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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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3면

신의아들 엘니뇨가 크리스마스를 맞아 동태평양상에 재림하고 있다. 日기상청은 최근 태평양 동부 적도해역의 해수온도가 상승경향을 계속 보이고 있어 세계적 이상기온의 요인이 되는 엘니뇨현상이 발생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발표했다.
日기상청에 따르면 감시해역의 월평균 해면수온은 10월에 평년보다 0.7도 높아졌고 11월에는 1.0도,12월 상순에는 1.2도 상승경향을 보이고 있으며 이 해역주변에도 해면수온이 평년보다 1~2도 높다는 것.
美기후분석센터에서도 최근의 분석을 통해 동경 180도인 날짜변경선의 동쪽에서 남미해안에 이르는 동태평양상 해면온도가 1도이상 올랐으며 이것이 내년봄까지 5~6개월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는 결과를 보고해 이같은 예측을 뒷받침하고 있다 .
이에 따라 우리나라에서도 엘니뇨의 영향으로 이상기상현상이 벌어질까 우려되고 있다.
엘니뇨가 발생하면 우리나라의 경우 여름에는 강우량이 많고 이상저온현상이 나타나며 겨울에는 이상난동을 보인 적이 많았다는 것이다. 서울대 강인식(康仁植.대기과학과)교수는 『이번에 발생한 해면온도의 상승이 엘니뇨라면 우리나라에도 간접적인 영향이 미칠 것이다.이번 겨울 날씨에는 미처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 같으나 내년 여름철에는 예년보다 많은 비가 내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엘니뇨현상은 적도부근 동태평양상의 해수온도가 평년보다 섭씨 0.5도이상 상승하는 것으로 이 현상이 나타나면 세계적으로 이상기온이 나타나 기후학자들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연구하는 기상현상이다.
엘니뇨는 특히 이상기온을 미리 알려주는 열쇠가 되는데 이는 스페인어로 「아기예수」라는 뜻.
엘니뇨가 발생한 해에는 페루해안지역의 해류순환이 변화,영양분이 풍부한 하층에서 찬물이 올라오지 못해 정어리 등 어류가 자취를 감추면서 흉어가 겹치는데 이때가 성탄절 전후이기 때문에 주민들이 하느님께 고기가 잘 잡히게 해달라고 기원 하는 의미에서 이런 이름을 붙인 것이다.
엘니뇨는 51년이후 지난해까지 10회정도 발생했으며 그때마다세계곳곳에서 이상기상이 발생했다.
가장 최근의 엘니뇨는 91년에 발생해 93년초 소멸된 것.
20세기의 가장 강력한 엘니뇨는 82~83년에 나타난 것으로아프리카지역을 가뭄으로 몰아넣어 수천명의 사망자를 냈고 유엔발표에 따르면 전세계적으로 80억달러가량의 경제적 피해를 끼쳤다. 지난해 미국 미시시피강 일대와 일본을 강타한 대홍수,올해초호주 시드니 일대와 영국 뉴사우스 웨일스 지방을 잿더미로 만든산불,올봄까지 브라질 북동부 지역에서 소.양.돼지등 가축의 60%이상을 잃게한 최악의 가뭄도 엘니뇨 때문이다 .이에 대해 기상청 이재규(李在揆)예보관은 『엘니뇨가 발생하면 대기의 흐름을 변화시켜 페루.브라질 등 남미지역과 태평양을 둘러싼 열대.
아열대지역인 인도네시아.오스트레일리아 등지에서 분명한 기상이변이 나타난다』며 『그러나 우리나라는 북서쪽 중고위도에서 흘러들어오는 공기의 흐름에도 영향을 받아 이 세력이 엘니뇨의 영향력과 복합되면 뚜렷한 경향이 보이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朱宰勳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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