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현장에서>팬들이 응징한 농구협회 무성의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8면

94~95농구대잔치에 건 농구협회의 도박은 성공할 것인가.
지난 시즌의 폭발적 인기와 관중 증가추세에 고무된 농구협회는이번 시즌 경기장을 올림픽 제1체육관으로 이전했다.보다 많은 관중에게 쾌적한 경기장에서 수준높은 경기를 선사하겠다는 취지와함께. 그러나 협회는 이러한 취지를 십분 살리기 위해선 불편을무릅쓰고 추위 속에 체육관을 찾는 농구팬들이 납득할수 있도록 홍보에 충분한 노력을 기울였어야 했다.
『도대체 왜 이 멀고 외딴 곳에서 경기를 하느냐.』농구팬들의불만이 적잖은 것은 농구협회가 마땅히 기울였어야 할 노력이 미흡했다는 증거다.
협회의 무성의는 지난 시즌 여자부 챔피언팀 국민은행과 준우승팀 삼성생명이 맞붙은 25일,휴일임에도 불구하고 불과 2천5백여명의 관중만이 입장한데서 위험신호를 전하고 있다.
협회가 야심을 갖고 마련한 예매제와 연간 티켓제도도 홍보부족과 현실성 결여로 별무성과다.
15만원으로 책정된 연간권을 구입하면 가장 관전하기 좋다는 본부석 앞쪽 지정석에서 쾌적하게 경기를 관전할 수 있음에도 26일까지 단 한자리도 팔려나가지 않았다.
이같은 결과는 협회의 무성의와 과욕에 대한 팬들의 응징이라고봐도 무방하다.
단순하면서도 엄격하고 준엄한 것이 팬들의 시각과 평가다.
협회는 지난해까지 농구의 본거지였던 잠실학생체육관에 새로운 터전을 정한 배구가 관중을 위한 노래자랑.사은행사등 갖가지 아이디어를 짜내 뿌리내리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는 점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배구팬들은 이러한 노력에 대해 25일 7천석 규모의 학생체육관을 가득 채워줌으로써 따뜻한 보답을 해주었고,이에 고무된 배구협회는 지난 시즌 최대 관중을 동원했던 농구의 아성에 강력한도전장을 내밀고 있는 중이다.
서울올림픽 당시 체조경기장으로 사용된 제1체육관은 1만4천명의 관중을 수용할 수 있고 넉넉한 부대시설에 양질의 코트를 갖추고 있다.
개막전부터 교통불편,어두운 조명 등을 지적받기는 했지만 전체적으로 경기장 이전에 대한 평가는 좀더 시간을 두고봐야 할 문제다.장기적인 안목에서 넓은 터전을 마련한 것은 일보전진이라고봐줄 수도 있다.
그러나 좀더 빠른 뿌리내리기를 위해 협회는 이제라도 성실한 자세로 하나하나 문제를 짚고 넘어가야 할 필요가 있다.
〈許珍碩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