섀넌 밀러 파워체조 선언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0면

밀러의 변신은 성공할 수 있을까.최근 미국의 체조 요정 섀넌밀러(17)가 96년 애틀랜타 올림픽에서 새로운 여성체조를 선보이기 위해 강훈에 들어갔다.경쾌한 몸놀림을 바탕으로 한 유년기 체조의 틀을 벗어버리고 힘과 우아함을 바탕 으로 또다시 세계를 제패하겠다는 집념을 불태우고 있는 것이다.
밀러는 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 개인종합 2위에 이어 93년세계선수권대회 전관왕에 올랐던 선수.84년 로스앤젤레스 올림픽의 루 레튼 이후 미국 체조의 요정으로 떠올랐다.그러나 밀러는최근 사춘기를 넘어서면서 키와 몸무게에서 몰라 보게 변했다.바르셀로나 올림픽 당시 1m38㎝,32㎏에 불과했던 밀러는 이제1m48㎝,41㎏으로 신체적으로는 전혀 다른 선수가 됐다.지금까지 여자체조에서 17세라면 이미 「갱년기」에 들어선 것으로 치부돼왔던 것처럼 밀러도 더이상 유년 기에 보여줬던 날렵한 동작을 구사하는 것은 불가능해졌다.
「한물간」선수로 몰릴 위기에 있던 밀러가 다시 희망을 갖게된것은 유년기 선수들의 혹사를 막으려는 최근 체조계의 변화.
76년 몬트리올 올림픽에서 코마네치의 경이로운 연기 이후 가볍고 경쾌한 움직임을 위해서는 어릴수록 유리하고 체조선수들의 연령은 갈수록 연소화됐다.
어린 선수들이 성적을 위해 혹독한 훈련과 체중 감량등으로 사망하는등 희생자가 늘면서 올림픽이나 세계선수권대회에 나이제한(15세이상)이 생겼고 97년부터는 16세로 상향조정된다.
아울러 배점도 여성적인 우아함에 더 높은 비중을 두자는 주장이 강력히 제기되고 있다.
이같은 주장은 특히 미국에서 강하게 제기해왔다.이에따라 밀러는 미국 체조계의 지원을 등에 업고 변신을 시도하고 있는 것.
그러나 변신의 성공여부는 아직도 국제 체조계의 다수를 점하고있는 동구권에서 미국의 주장을 얼마나 수용해줄 것인가에 달려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王熙琇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