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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 대선때 협조 명목…이인제의원측에 5억 전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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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대검 중수부(부장 安大熙)는 자민련 부총재인 이인제(李仁濟)의원이 2002년 대선 직전 한나라당 측에서 현금 2억5천만원을 받은 혐의가 포착돼 다음주 초 소환 조사한다고 20일 발표했다.

검찰은 또 李의원에게 전달해 달라며 한나라당 관계자가 준 현금 5억원 가운데 2억5천만원을 중간에서 가로챈 혐의(정치자금법 위반 등)로 李의원의 측근 김윤수(金允秀)씨를 이날 구속수감했다.

金씨는 2002년 민주당 대통령후보 경선 당시 李의원의 공보특보였다. 검찰에 따르면 金씨는 2002년 12월 4일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후보 특보였던 이병기(李丙琪)씨에게서 현금 5억원이 담긴 사과상자 두개를 건네받아 한개를 착복하고 나머지 한개를 李의원의 부인 김은숙씨에게 전달한 혐의다.

검찰은 金씨에 대한 영장에서 "李씨가 김윤수씨에게 돈을 전달하면서 '李의원에게 이회창 후보 지원유세를 부탁하라'고 말했으며, 金씨는 李의원의 집에서 李의원의 부인에게 돈을 전달하며 한나라당 측 돈이라는 사실을 알려줬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또 "金씨가 이틀 후 서울 역삼동 R호텔에서 李의원을 직접 만나 '사모님한테 이병기 선배가 보내준 돈 박스 이야기를 들었느냐'며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문효남(文孝男)수사기획관은 "이 돈은 한나라당이 기업에서 모은 불법 대선자금의 일부이고, 李씨가 돈을 건네기 전에 한나라당 김영일(金榮馹)의원과 사전 협의한 사실도 드러났다"고 말했다. 한나라당이 5억원을 전달한 시점은 李의원이 민주당을 탈당, 자민련에 입당(2002년 12월 3일)한 직후라고 검찰은 전했다.

이에 대해 李의원은 "한나라당의 돈을 단 한푼도 받은 적 없으며 金전특보는 물론 그 누구로부터 한나라당의 돈을 가져왔다는 말을 지금까지 들어 본 일이 없다"며 "金전특보나 한나라당 관계자들 사이에 무슨 일들이 있었는지 보지도 듣지도 못했다"고 말했다.

한편 검찰은 신동빈(辛東彬) 롯데그룹 부회장이 20일 자진출두를 거부함에 따라 다시 출두하도록 통보하기로 했다.

문병주.김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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