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소녀가장 21가구 아파트입주-강릉택시기사 기금마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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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부모를 잃고 남의 집을 전전하며 외롭게 살아온 강릉지역 소년소녀 가장들이 한 봉사단체의 도움으로 24일 영구임대아파트에 삶의 터전을 마련했다.
소년소녀가장돕기 후원모임인 강릉시 빨로파후원회(회장 최영환)는 그동안 회원들이 틈틈이 적립해온 기금으로 강릉지역 소년소녀가장 21가구 54명에게 입암동 영구임대아파트 12,13평형 1가구씩을 마련해 24일 조촐한 입주식을 가졌다.
지난 92년 강릉지역 택시기사 50여명이 주축이 돼 결성된 강릉시 빨로파후원회는 택시안에 껌통.성금함을 비치해 모은 성금과 회원들이 매달 낸 후원금으로 관내 소년소녀 가장들에게 장학금과 생활보조금을 꾸준히 지원해 온 소년소녀가장돕 기 후원모임. 뜻을 같이하는 회사원.가정주부등의 참여로 현재 2백여명의 회원이 활동하고 있는 강릉시 빨로파후원회는 경제적 지원외에도 매년 겨울철만 되면 아이들이 먹을 김장을 손수 담가주는가 하면소년소녀가장 초청 하계수련회와 소풍등 각종 행사를 통해 부모없는 아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심어주는 대부(代父).대모(代母)역할을 톡톡히 해오고 있다.
이번 아파트 입주식도 부모없이 자라고 있는 소년소녀들에게 자립기반을 마련해 주기 위해서는 안정된 생활을 영위할 수 있는 보금자리를 확보해 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데 회원들의 의견이 일치돼 지난해 11월 주택마련 추진위원회를 결성한 것이 계기가 됐다.
이날 아파트 열쇠를 받아쥔 최인숙(17.회사원)양은『2년동안부모없이 여동생 2명과 함께 7만원짜리 월세방에서 살아왔는데 빨로파아저씨.아주머니들의 도움으로 아파트에 입주하게 돼 뭐라고고마움을 표시해야 할지 모르겠다』며『올해는 유 난히 따뜻한 겨울이 될 것 같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江陵=洪昌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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