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린북스>"번스타인 전기" MERYLE SECREST 지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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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원제 『Bernstein:A Life』.
마릴린 먼로 못지않게 미국인의 사랑을 받았던 지휘자 레너드 번스타인의 전기.번스타인은 미국태생으로는 처음 세계적으로 각광받았던 지휘자로 꼽힌다.
번스타인의 아버지는 랍비의 가르침을 그대로 수행하려고 노력하는 이민자였고 어머니 역시 12세 어린나이부터 공장에서 일을 해야 했던 가난한 이민자 출신이었으나 화려한 생활에 대한 동경을 한시도 놓지 않았다.번스타인의 작품이 교향악과 뮤지컬로 나뉘는 것도 그같은 출생배경에서 찾을 수 있다.즉 교향악은 아버지,뮤지컬은 어머니한테서 물려받은 재능일 수 있다는 것이다.
1918년에 태어난 번스타인은 줄곧 어머니한테는 아버지의 가혹한 비난을 막아주는 방패역할을 했으며 아버지한테는 어머니에게서는 느낄 수 없었던 지적 만족감을 주었다.
하버드대학 재학중 번스타인은 열여덟살 위였던 작곡가 코플랜드를 만나면서 그의 영향을 강하게 받는데 이들은 종종 침실에서 함께 지내는 것이 목격되기도 했다.
유명한 전기작가인 저자는 『성적으로는 남자를 필요로 했던 반면 정신적으로는 여성을 원했다』는 표현으로 번스타인의 성적 아이덴티티가 일반인들이 생각해온 것보다 훨씬 복잡했음을 말하고 있다. 번스타인은 25세가 되던 1943년에 브루노 발터대신 뉴욕필하모닉을 지휘하는 행운을 안았다.뉴욕필하모닉을 지휘하는 그의 모습은 미국 전역에 그대로 방송되면서 시청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그런 그였지만 매카시즘 바람에 휘말려 1 0여년이나 미국에서 일자리를 얻는 것이 불가능했다.
그것이 전화위복으로 작용,미국인으로는 처음으로 라스칼라에서 지휘하는 영광이 주어졌다.마침내 1958년에는 뮤지컬 『웨스트사이드 스토리』를 브로드웨이무대에 올려 전세계를 깜짝 놀라게 만들면서 뉴욕 필하모닉의 미트로풀로스 지휘봉을 이어받았다.〈Knopf.4백69쪽.30달러〉 〈鄭命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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