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타 된 축구 스타 … ‘사랑의 골’쏘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26면

25일 서울 상암동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홍명보 장학재단과 함께하는 2007 자선 축구경기’에서 산타클로스와 만화영화 캐릭터 복장을 한 선수 및 심판·내빈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정몽준 축구협회장과 오세훈 서울시장도 자리를 함께했다. [뉴시스]

 크리스마스인 25일 서울 상암동 월드컵경기장에 사랑의 훈풍이 불고, 희망의 함성이 메아리쳤다.

 홍명보 장학재단이 주관해 올해로 다섯 번째를 맞은 자선 축구대회에서 산타 복장으로 변신한 한국 축구의 스타들은 소아암을 앓고 있는 아동들에게 희망을 선물했다. 2002년 월드컵에 출전했던 4강 전사들을 중심으로 한 ‘사랑팀’(감독 박항서)과 내년 베이징 올림픽 본선 무대에 나서는 올림픽대표 선수들로 구성된 ‘희망팀’(감독 박성화)이 맞붙었다. 인기 개그맨 이휘재와 서경석도 사랑과 희망 팀으로 나눠 뛰면서 볼거리를 제공했다. ‘영원한 리베로’ 홍명보는 부산 아이파크 사령탑으로 변신한 황선홍 코치와 함께 사랑팀의 최종 수비수와 공격수로 출전했고, 후반전에는 서로 자리를 바꿔 뛰기도 했다.

 경기장은 재치와 오버액션으로 넘쳐났다. 정경호(전북)는 멋진 개인기를 선보이려다 넘어져 폭소를 자아냈고, 박주영(서울)은 올림픽팀 코치인 홍명보 앞에서 건방지게(?) 헛다리 드리블을 하기도 했다.

 골 뒤풀이도 즐겁고 의미 있었다. 희망팀은 전반 25분 서동현(수원)의 골이 터진 뒤 골키퍼를 뺀 10명의 선수가 모여 유니폼 속내의에 쓰인 ‘소아암 어린이 힘내세요’라는 응원의 메시지를 보여 경기장을 찾은 20명의 소아암 어린이에게 용기를 북돋워줬다. 김승용(광주)은 골이 터질 때마다 인기 그룹 원더걸스의 ‘텔미’ 노래에 맞춰 멋진 춤을 보여줬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진출을 눈앞에 둔 조재진(시미즈)은 전반 27분 정경호의 코너킥을 멋진 헤딩골로 연결했다. 개그맨 서경석도 후반 가슴 트래핑에 이은 발리슛으로 골을 터뜨렸고, 이휘재도 10여m 드리블에 이은 골을 성공시켰다. 이날 경기는 사이 좋게 3-3으로 비겼다.

 정몽준 대한축구협회장은 이날 성금 3000만원을 전달했다. 나란히 경기를 관전한 정 회장과 오세훈 서울시장은 “내년에는 선수로 20분간 뛰겠다”고 약속했다.  

정영재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