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정치인+관료 '삼색 인수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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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 당선자가 '삼색(三色)의 인수위'를 꾸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25일까지 이 당선자 주변에서 나오는 인선 내용에 따르면 인수위원은 정책 마인드를 겸비한 젊은 정치인과 전직 고위 관료들, 교수가 다수인 전문가 그룹이 어울린 혼성팀이다. 1997년 김대중 당선자는 인수위원 24명 중 한두 명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이해찬.추미애.김한길.박지원 등 전.현직 의원 일색으로 꾸렸다. 2002년 노무현 당선자의 인수위엔 임채정 인수위원장을 제외하고는 인수위원급에서 이렇다 할 정치인이 한 명도 없었다. 24명 중 18명이 학자 출신이었고, 대부분 '386'(30대의 80년대 학번에 60년대생)이었다. 97년과 2002년 인수위에 관료 출신은 한두 명에 그쳤다.

이명박 당선자의 인수위는 97년과 2002년 인수위의 절충형인 셈이다. 정책 실무 능력이 강화됐다.

◆'젊은' 초.재선 의원들=이 당선자는 행정 경험이나 정책 경험이 있는 초.재선 의원들을 주로 고른 것으로 전해졌다. 기용이 유력한 3선인 맹형규 의원이 오히려 두드러져 보일 정도다.

박재완.최경환 의원은 행정고시, 박진 의원은 외무고시 출신이다. 하버드대(박재완).위스콘신대(최경환).코넬대(이주호).옥스퍼드대(박진) 박사들이기도 하다. 대부분 70년대 학번으로 40대 중반에서 50대 초반의 나이로 젊다. 이들은 대부분 이명박 캠프에서 정책통으로 활약했다. 직접 공약을 만들기도 했다.

이주호 의원은 이명박 당선자의 '다양한 고교 300개 설립' 공약을 주도한 인물이다. 최경환 의원은 대선 때 경제살리기특위 간사를 맡았다. 정부혁신 및 규제개혁 태스크포스(TF) 팀장으로 유력한 박재완 의원은 공공개혁 분야를 전공한 교수 출신이다.

◆장관급 관료들=이 당선자는 전직 관료들에게도 비중있는 역할을 맡길 예정이라고 한다.

전직 장관 출신으로는 사공일 전 재무장관과 강현욱 전 환경부 장관이 국가경쟁력강화특위에서 함께 일할 것으로 보인다.

이 당선자와 정책 교감을 해온 강만수 전 재정경제원 차관은 경제1분과, 김상희 전 법무부 차관은 행정분과를 맡을 예정이다. 김 전 차관은 대검 수사기획관을 지내는 등 수사통으로 이름을 날렸다. 청계천 복원작업을 진두지휘한 장석효 전 서울시 부시장은 한반도 대운하 TF 팀장이 유력하다.

◆오랜 인연의 자문 교수들=이 당선자에게 오랫동안 '정책 과외'를 했던 자문 교수 그룹도 상당수 인수위원으로 기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당선자의 싱크탱크인 국제전략연구원(GSI)의 유우익(서울대 교수) 원장과 서울시정개발연구원장을 지낸 백용호 이화여대 교수, 대선 캠프에서 정책조정 역할을 했던 곽승준 고려대 교수가 유력하다.

'외교.안보 교사'였던 고려대 교수인 현인택.남성욱 교수와, 이 당선자에게 국제과학비즈니스도시란 꿈을 심어준 민동필 서울대 교수도 인수위원 명단에 오른 것으로 전해졌다.

고정애.이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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