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앞 흉기 난동자 경찰총격 사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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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백악관 앞에서 흉기를 들고 소동을 벌이다 경찰의 총을 맞고 후송됐던 노숙자 마셀리노 코니얼(33)이 두차례의 수술에도 불구,21일 끝내 사망하자 흑인측으로부터『경찰이 과잉 방어했다』는 이의가 제기되면서 이 사건이 법정으로 비화될 조짐을 보이고있다. 과잉방어 논란은 캘리포니아에 있는 코니얼의 가족들이 이사건을 흑인 법률가인 밀턴 그라임스 변호사에게 맡김으로써 표면화됐다. 그라임스 변호사는 92년 로스앤젤레스 폭동의 원인이 됐던 로드니 킹 구타사건에서 킹의 변호를 맡았던 인물로 그는 22일 CNN과의 인터뷰에서『사건 전말을 지켜볼 때 경찰이 필요 이상의 과잉방어를 한 것으로 보인다』며 법적대응을 하 겠다고「선전 포고」를 했다.
라파예트 공원의 동료 노숙자들도 경찰로부터 당한「뼈저린」체험을 토로하며 목소리를 높이는 중이다.22일 저녁 라파예트 공원에서는 전국노숙자연합및 노숙자기구총연합이라는 단체가 노숙자추모행사를 개최,경찰의 노숙자 탄압을 규탄했다.
사건이 미묘한 방향으로 전개되자 백악관측은 매우 난처해하는 기색이다.
디 디 마이어스 대변인은『슬픈 일』이라는 촌평과 동시에 폭력의 범람과 경찰의 직무수행에 따른 어려움을 지적하는등 두리뭉실한 입장을 밝혀 이 사건에 대한 백악관의 복잡한 심경을 짐작케했다. [워싱턴=金容日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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