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장 '피카소'가 그린 한국전쟁의 참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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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미술의 거장 파블로 피카소. 솔직히 그림 볼 줄 모르는 '투데이'에게 피카소는 기괴하고 파격적인 그림과 난해한 메세지, 그리고 상상을 초월하는 그림 가격을 연상케 할 뿐이다. 게다가 피카소가 한국전쟁을 소재로 한 그림을 남겼다는 사실도 오늘에야 알게 되었다.

1951년 제작된 '한국에서의 학살'이 바로 그것. 왼쪽에는 발가벗겨 진채 죽임을 당하는 사람들이 있고, 오른쪽에는 총을 겨눈 무장군인들이 있는 단순한 구도로 그려진 이 그림은 스페인 내전을 테마로 한 저 유명한 '게르니카'와 함께 피로 얼룩진 전쟁과 그 파괴의 현장을 그림을 통해 항거한 피카소의 또다른 모습을 보여주는 대표작이라고 한다.

'한국에서의 학살'은 1950년 당시 전세계 여론을 떠들썩하게 했던 '신천대학살'을 모티브로 한 작품이다. '신천대학살'이란 한국전이 한창이던 50년 10월17일부터 같은해 12월 7일까지 황해도 신천군에서는 당시 군 인구의 약 4분의1인 3만5383명이 비극적인 죽임을 당한 사건이다.

이 비극은 그러나 분명 수많은 사람들이 죽음을 당했지만, 전쟁 당사자였던 남북한과 미국 모두가 다른 견해를 보이고 있어 그 학살범이 누구인지 아직 확정짓지 못한채 묻혀있다고 한다.

20세기 최고의 화가가 우리의 역사를 그렸다고 해 원초적인 호기심에서 찾아본 작품은 그러나 역사를 모르고, 나에 대해 진지한 고민을 하지 않았던 '투데이'의 모습을 반성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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