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고혈압…이것만은!] <상> 자신의 혈압을 알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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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고혈압은 이제 국민병이다. 30세 이상 유병률이 30%에 육박하고, 60세 이상에선 50%가 넘는다. 하지만 고혈압 유병률을 줄이려는 노력은 이제 걸음마 단계. 2001년 발족된 국민고혈압사업단의 교육과 홍보를 통해 일반인의 고혈압에 대한 의식은 많이 높아졌지만 선진국에 비해서는 아직도 많이 부족하다. 고혈압사업단 정남식(사진·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 교수) 부단장이 겨울을 맞아 급증하는 고혈압 합병증 예방법을 전해 왔다.

 겨울은 고혈압 환자에게 치명적인 계절이다. 추운 곳에 몸이 노출되면 아드레날린과 노르아드레날린이 분비된다. 이들 호르몬은 심박동수를 증가시키고, 혈관을 수축시켜 혈압을 높인다. 뇌졸중이나 심장마비 같은 고혈압 합병증에 의한 사망은 10월부터 늘기 시작해 1∼2월에는 다른 계절보다 10∼25% 증가한다.

 특히 겨울엔 송년회 등 회식이 많아 과음을 많이 한다. 술은 고혈압 환자에게 독과 같다. 혈압을 올릴 뿐 아니라 따뜻한 술자리에서 추운 밖으로 나가는 갑작스러운 온도 변화로 불의의 사고를 당한다.

 고혈압 합병증을 예방하는 첫 번째 수칙은 ‘내 혈압을 정확히 아는 것’이다. 고혈압 진단기준은 수축기 혈압 140㎜Hg 이상 혹은 이완기 혈압 90㎜Hg 이상이다. 고혈압 전단계에 속한 사람(수축기 120∼139㎜Hg, 이완기 80∼89㎜Hg)도 유의해야 한다. 정상인에 비해 심혈관질환의 발생 위험이 높기 때문이다.

 하지만 건강검진이나 병원에서 한번 측정한 혈압은 정확한 자신의 혈압이 아니다. 혈압은 하루에도 수없이 변하고, 음식이나 술·통증·스트레스에 의해서도 등락을 거듭한다. 따라서 자신의 정확한 혈압을 알기 위해선 2분 간격으로 2회 이상 측정해 평균을 내고, 2∼3일 간격으로 다시 재야 한다. 가장 이상적인 적정 혈압은 120/80㎜Hg 미만이다.

 겨울엔 약국에서 감기약을 사서 복용할 수 있다. 일부 감기약에 고혈압 약의 효능을 감소시키고, 혈관을 수축시켜 갑작스럽게 혈압 상승을 유발하는 약이 있다는 점을 유념하자.
 옷장 깊은 곳에 넣어두었던 겨울 옷을 꺼내고 난방을 점검하듯 자신의 혈압을 정확히 측정·관리하는 것이 예고 없는 불행을 막는 중요한 수칙임을 다시 한번 강조한다. 더 자세한 정보는 www.hypertension.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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