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北이 밝힌 헬機추락과정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5면

북한과 미국간에 새로운 쟁점으로 부상한 북한 영내의 미군 헬기 격추사건은 문제의 헬기가 훈련중 눈에 덮인 산악지대에서 월경표시판을 보지 못해 휴전선을 넘었고 이를 깨달은후 회항하려던순간 격추된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
이같은 사실은 미군 당국과 북한 당국자들이 사고경위를 간헐적으로 언급함으로써 밝혀지고 있다.
문제의 헬기는 17일 오전10시4분 춘천 캠프 페이지를 출발해 정상적인 정찰훈련에 들어갔다.
두 조종사는 비무장지역인 산악지대에서 북한측의 레이더 탐지및고공포에 취약하기 때문에 계곡을 끼고 도는 등의 저공비행을 위한 산악지역 숙지훈련을 하던 중이었다.
이 헬기는 향로봉을 넘어 휴전선을 따라 훈련을 마친후 다시 회항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이 헬기는 오전10시40분 월경방지 표시판이 있는 남방한계선을 통과한 3분후인 10시43분에야 자신들의 위치를 밝히며 회항을 하겠다고 기지와 교신했다.
눈 때문에 이 지역의 지형지물을 착각해 남방한계선을 통과한 것으로 미군은 보고 있다.
당시 남방한계선에 설치된 비행금지 표시판이 눈에 덮여 식별이불가능했고 아군이 하게돼 있는 경고사격도 초병들이 두툼한 옷을입은채 비닐로 사방이 쳐진 초소안에 있었기 때문에 불가능했었다는 것이다.
두 조종사는 곧 북방한계선을 넘은 사실을 알아내고는 45분쯤왼쪽방향으로 선회했으나 이때는 이미 북방한계선 북방 5㎞지점을통과한 후였다.
미 국방부도 최종 교신내용을 분석한 결과 『격추 5분전에 자신들의 위치를 한국내 체크 포인트 84근처로 보고해 실제보다 17㎞북방에 있었다』고 발표했다.
그후의 상황은 북한측의 설명(유엔주재 북한 대표부의 고위 관계자)을 따를 수 밖에 없다.
미 헬기가 북한영공에 들어갔을 때 북한군이 경고사격을 했고 헬기는 착륙하지 않고 기수를 남쪽으로 돌려 군사분계선을 넘어가려 했다.
이때 북한군은 헬기에 직접 사격을 했고 이공격으로 헬기가 격추되며 데이비드 힐레먼 준위는 사망했다.
북한군이 이 헬기에 어떤 종류,몇발의 사격을 가했으며 힐레먼준위가 현장에서 숨졌는지등은 밝혀지지 않고 있다.
북한은 헬기를 단방에 격추했다며 『정전협정 아래에서의 자위권확보』라고 주장하고 있다.
자세한 격추경위는 생존한 보비 홀 준위가 송환된후 밝혀지겠지만 북한의 공격이 불가피한 것이었는지와 꼭 조종사를 사살해야했던 상황이었는지가 송환후 논쟁거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金成進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