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참順 감원說에 술렁-운명의 날 맞은 과천官街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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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정부 조직개편에 따른 기구 축소로 감축 대상자 선별작업이 진행되고 있는 과천 관가에는 매서운 겨울날씨만큼이나 차가운 기류(氣流)가 감돌고 있다.
각 부처는 전출대상자를 선정하면서 「나이」를 가장 우선적으로고려한 것으로 알려졌다.나이가 많은 국.과장급은 명예퇴직을 유도했으며,일부는 외청(外廳)에 나가도록 설득하고 있다.또 아직외국 유학을 다녀오지 않은 젊은 과장들에게는 이번 기회에 외국연수를 가도록 권유하고 있다.
이에따라 일부 외청들도 본부에서 전출대상자로 거론되고 있는 과장급보다 나이가 많은 직원들에게 명예퇴직토록 청장이 나서 설득하는등「연쇄 파급」의 영향권 안에 들어있다.
경제부처에는 장관실이나 차관실에서「차나 한잔 하자」는 식의 전화가 걸려오면 사실상 명단이 통보되는「마지막 파티」라는 말이오가고 있으며 농림수산부등 이번 정부 조직개편으로 나가는 인력이 없는 일부 부처에서는 거꾸로 어떤 사람을 받 아야 하는지에잔뜩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경제기획원=일단 과장급 17명의 「변동인력」대상만 일요일인18일 잠정 결정한채 19일 홍재형(洪在馨)부총리의 바쁜 일정을 비집고 최종 결재를 기다리고 있는 상태다.국장급 4~5명의명단도 곧 확정해야 하는 기획원은 부총리의 결 재가 나는대로 명단을 총무처에 통보할 예정이다.
강봉균(康奉均)차관은 18일 전출.유학 대상자 명단을 정하느라 주요 간부들과 숙의(熟議)를 거듭했는데 이자리에는 총리실로분가(分家)해 나가는 공정거래위원회 간부도 참석,공정위와의 인사 교류까지도 함께 조정했다.
◇재무부=일요일인 18일 인사위원장인 김용진(金容鎭)차관과 1급 간부 5명등 인사위원들이 모두 출근,총무과장과 함께 후속인사 문제를 논의한데 이어 19일에는 남을 사람과 나갈 사람에대한 본격적인 리스트 작성에 나서는등 분주한 움 직임.
재무부는 일단 지난 주말 실.국별로 과장급 이상을 대상으로 해외연수 또는 다른 기관으로 자원해 나갈 사람이 있는지부터 알아보았으나 아직 적극적으로 의사를 표명한 사람은 없었다는 후문.이에 따라 조직축소에 따른 인력 정비에「강제」가 불가피할 전망. ◇상공자원부=17개 과를 감축하는 것으로 결론 난 상공자원부는 정리대상 과장들이 예상보다 늘어나자 17일 타부처 전출희망자들을 공식적으로 신청받아 19일중으로 총무처에 명단을 통보키로 했다.
현재까지 알려진 정리 대상 인원은 1급 1명을 비롯,국장급 3명과 과장급 17명 내외등 모두 1백20명이다.그러나 과장급의 전출대상 부처는 정보통신부.노동부.환경부.보건복지부.농림수산부등 5개 부처로 국한됐는데,당초 지원자가 많을 것으로 예상됐던 국세청이 빠져있어 과연 희망자가 얼마나 나올지는 미지수.
또 산하기관 전출 케이스의 경우 박운서(朴雲緖)차관이 과장들을각각 개별 면담해「설득반 통보반」형식으로 정하고 있는데 18일오후 대부분 교통정리가 된 것으로 전해졌다.
◇건설부=교통부와의 통합후 양 부처에서 감축될 공무원은 1백80명으로 확정됐는데 구체적으로는 1급(차관보급)이 1명,2~3급(국장급)이 5명,과장급이 24명에 이른다.특히 1급의 경우 어느 부처에서 감축대상이 될 지 불확실해 양 부처간의 물밑경쟁이 치열한 상태인데 건설부에서는 조직의 크기로 봐서 상대적으로 작은 교통부가 대상이 되지 않겠느냐고 조심스럽게 점치기도. 건설부는 일단 명예퇴직 및 해외연수,타부처 전출 희망자들의명단을 접수받고 있는데 사무관까지를 포함하는 구체적인 감축대상자 선정 작업은 아무래도 이번주 후반에 들어서야 가시화될 전망. ◇교통부=본부 직원 3백98명 가운데 문화체육부로 이관되는관광국 37명이외에 건설부와 중복되는 공통부서를 중심으로 과장이상 간부 9명을 포함,모두 40명 정도의「잉여인원」이 발생할것으로 보고 이들의 처리에 부심.
교통부가 마련한 잠정 처리지침에 따르면 해외연수와 국내 교육기관 파견 9명선,산하단체 취업 10여명,무보직 대기발령 20여명 등으로 잡고있다.
교통부관계자는『총무처로부터 구체적인 처리인원 할당이 내려오면명예퇴직이나 타기관 전직등을 권유,자연감소를 유도하겠다』고 말했다. ◇농림수산부=본부에서 과장급 2명이 줄어드는 것을 비롯,32명이 감축되는데 불과해 다른 부처보다 비교적 충격이 덜한편이지만 본부 소속으로 되어 있는 공무원 5백99명을 농업진흥청으로 넘겨야 할 판이어서 고심중.
특히 총무처가 다른 부처에서 남는 인력을 받아 줄 것을 요청하고 있는 것이 못내 꺼림칙한 표정들.
[經濟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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