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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슬아슬 15.1% … 이회창 기사회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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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이회창 무소속 후보가 20일 서울 남대문로 단암빌딩에서 열린 해단식에서 인사말을 하던 중 잠시 말을 잇지 못하고 있다. [사진=강정현 기자]

'대선 3수(修)'에 도전한 이회창 무소속 후보는 득표율 15%를 아슬아슬하게 넘겼다. 전체 유효투표 수(2361만2880표)의 15.07%를 얻었다.

대선 주자에게 득표율 15%는 선거비용공영제에 따라 선거비용 전액을 돌려받을 수 있는 마지노선이다. 무소속으로 출마해 선거비용 대부분을 빌린 돈으로 충당한 이 후보에게 15%는 단순한 수치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이회창 후보는 선거 기간 중 '보수 신당'을 창당할 의사를 밝혀 왔다. 그래서 선거 비용을 돌려받으면 이를 창당 자금으로 활용할 가능성이 생긴다. 여기에다 전국 득표율 15%를 획득하면서 정치적 지지 기반도 확인했다.

'15%의 벽'을 뚫은 이 후보는 창당 작업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그는 19일 비공개 팀장 회의에서 "가치를 지키는 보수 신당을 만들어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20일 선대위 해단식에선 거듭 보수 신당 창당 의지를 밝혔다. 그는 "사회를 바꾸고 나라를 발전시키는 일은 대세나 국민 생각의 쏠림과는 상관없이 시작돼야 한다"며 "우리가 이번에 뿌린 씨앗이 반드시 열매를 맺고 아름다운 꽃을 피우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특히 이 후보가 충남 지역에서 이명박 당선자를 1.1%포인트 차로 바짝 추격한 것으로 나오면서 지역적 기반도 마련됐다는 게 이 후보 측의 판단이다. 대선 기간 중 연대한 심대평 국민중심당 대표와의 공동 창당으로 충청 기반 정당의 폭발력을 극대화하겠다는 얘기다. 여기에다 박근혜 전 대표에 대한 협력 제의가 성사될 경우 '충청+영남'을 기반으로 안정된 보수 신당을 출현시킬 수 있다고 기대한다.

지상욱 홍보특보는 "대선 득표율 15%는 국민의 세금으로 선거를 치르는 자격을 획득했다는 의미"라며 "총선에 대비하기 위해 내년 1월 초 창당준비위원회를 띄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후보는 당분간 자택에 머물면서 보수 신당의 핵심 가치와 방향을 정하는 창당 구상에 몰두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 후보 캠프에서 선거를 지휘했던 강삼재 전략기획팀장은 "현재로선 창당 작업에 참여할 의사가 없다"고 말했다.

정강현 기자, 사진=강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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