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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k& 웰빙] 고혈압은 투항하라 해조류가 여기 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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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 '건강과 장수의 3대 적(敵)'인 혈당.혈압.콜레스테롤을 모두 낮추는 식품은?

힌트 : 바다에서 산다. 하나도 버릴 것이 없어 통째로 먹는다. 알칼리성 식품이다. 다이어트용으로 널리 쓰인다. 비타민.미네랄.섬유질.엽록소가 풍부하다.

이쯤이면 답이 나온다. 해조류(海藻類)다. 국내 해조류 총생산량은 2002년 50만8천t이었다. 이 중 49만7천여t은 양식으로 얻었다. 종류별로 보면 미역 24만3천t, 김 21만t, 다시마 2만5천t, 톳 1만6천t, 파래 9천t이다. 이 5대 해조류가 전체 생산량의 97%를 차지한다.

◆혈당과 콜레스테롤을 낮춘다=해조류엔 특유의 미끈거림이 있다. 이 점액성 물질이 콜레스테롤과 혈당을 낮추는 섬유질 알긴산이다. 알긴산은 스펀지 효과가 있다. 스펀지가 물을 빨아들이듯 콜레스테롤.중금속 등 발암물질을 빨아들여 몸 밖으로 내보낸다. 삼성서울병원 영양과 조영연 파트장은 "식사를 통해 섭취한 당질.지방을 알긴산이 감싸 장(腸)에서 서서히 흡수하게 만들거나 그대로 대변으로 내보낸다"고 말한다. 해조류엔 또 콜레스테롤을 떨어뜨리는 푸코이단도 들어 있다. 혈당.콜레스테롤을 낮추려면 김보다 알긴산.푸코이단이 훨씬 많이 든 미역.다시마를 즐겨 먹어야 한다.

알긴산은 혈압을 낮추는 데도 관여한다. 알긴산이 장에서 혈압을 높이는 염분(나트륨)과 달라붙은 뒤 함께 몸밖으로 빠져나가면 혈압이 떨어진다. 관동의대 명지병원 이정수 영양팀장은 "혈압이 높은 사람은 알긴산이 많이(20~30%) 든 다시마를 먹으면 좋다"며 "다시마 우린 차를 매일 꾸준히 마실 것"을 권했다.

미네랄이 풍부하다=해조류는 나트륨.칼륨.칼슘.마그네슘 등 금속 원소가 많이 든 알칼리성 식품답게 각종 미네랄이 풍부하다.

분당 차한방병원 김상우 교수는 "해조류는 당질을 제외한 거의 모든 영양소를 고루 갖추고 있다"며 "특히 갑상선 기능저하증의 치료에 필요한 요오드, 골다공증.빈혈을 예방해 주는 칼슘과 철분, 혈압을 조절해 주는 칼륨 등 미네랄이 많다"고 조언한다. 또 베타카로틴 등 항산화 물질(노화.질병을 유발하는 유해산소를 없앤다)의 함량이 녹황색 채소에 버금간다.

◆단백질 함량이 가장 높은 김=서양인들은 김을 잘 모른다. 한국.일본 등 동양에서 즐겼다. 11월에서 3월까지 생산되는 김은 겨울이 제철이다.

김은 해조류 중 단백질 함량이 가장 높다(40%). 미역의 두배 이상이다. 또 채소.곡류.과일 등 식물성 식품엔 없고 동물의 간 등에만 있는 비타민 B12가 풍부하다. 마른 김 세장만 먹으면 이 비타민의 하루 필요량을 충족시키기에 충분하다. 비타민 B12는 빈혈과 치매 예방에 유용하다.

김엔 또 콜레스테롤.혈압을 낮추고, 간기능을 강화하며, 피로 회복을 돕는 타우린이 미역보다 3배쯤 들어있다(마른 김 한장에 30~36㎎). 이는 해산물 중 타우린이 가장 많이 든 굴과 비슷한 수준이다. 그러나 건강효과를 기대하기에는 먹는 양이 적다.

◆부기를 내려주는 다시마=토란국에 조미료로 들어가는 다시마. 열량이 거의 없어 다이어트 식품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해조류 중 요오드가 가장 많이 든 식품이기도 하다. 요오드는 편도선염.방광염.갑상선종 환자에게 소중한 미네랄로 부기를 내려준다.

세계적인 장수 마을 일본 오키나와 주민들의 다시마 소비는 일본 평균 섭취량의 두 배에 달한다. 반대로 주민의 암 발생률은 일본 평균의 3분의 2에 그친다. 다시마의 푸코이단이 강력한 항암작용을 하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이 밖에도 톳은 칼슘.철분 함량이 해조류 중 가장 높아 빈혈과 골다공증의 예방.치료에 유용하다. 지방 함량은 해조류에서 최저 수준이다.

해조류 섭취시 주의할 점=해조류가 건강에 좋다고 해서 한꺼번에 너무 많이 먹으면 배탈.소화 불량이 생긴다. 미역.다시마의 적정 섭취량은 한 끼에 작은 그릇 하나 정도다.

한강성심병원 가정의학과 김미영 교수는 "미역.다시마에 든 요오드는 신진대사에 꼭 필요하지만 많이 먹으면 갑상선염 발생을 높인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며 "해조류는 적당량을 꾸준히 먹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한다.

음식을 무심코 많이 먹는 사람은 식사 전에 해조류를 천천히 꼭꼭 씹어먹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좋다. 해조류가 뱃속에서 부풀어 금세 포만감을 느끼기 때문이다.

박태균 식품의약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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