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수준 주거환경 ‘경제자유구역의 유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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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9면

최근 인천 송도·청라 경제자유구역에서 나온 아파트에 청약자들이 대거 몰리며 높은 경쟁률로 청약이 조기 마감됐다. 사진은 송도지구 전경.

최근 아파트 분양시장에서 수도권 최고 인기 지역으로 떠오른 송도·청라 등 인천 경제자유구역에서 아파트가 줄줄이 나온다. 주상복합과 일반 중소형·중대형 아파트가 골고루 섞여 있어 선택의 폭도 넓다. 최근 지방은 물론 서울·수도권에서도 미분양 아파트가 속출하고 있지만 송도·청라지구는 예외다. 청라지구에서 12일 1순위 청약 접수를 받은 청라자이와 중흥S클래스 아파트는 총 1499가구 모집에 4689명이 신청, 평균 3.1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에 앞서 송도지구에서 11일 청약 접수를 시작한 송도힐스테이트는 평균 9.1대 1의 경쟁률로 1순위에서 대부분 마감됐다. 분양시장이 꽁꽁 얼어붙은 상황에서 이처럼 송도·청라지구가 인기를 끄는 것은 경제자유구역으로서의 발전 기대감, 입주 후 전매 가능, 주변 시세보다 낮은 분양가 등이 원인으로 꼽힌다. 그러나 이들 지역은 사업 기간이 긴데다 사업의 성패를 좌우할 외자 유치가 아직도 불확실한 상황이어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내년 상반기까지 분양 잇따라=송도지구에서는 유명 건설사들이 주로 전용 85㎡ 초과 중대형으로 이뤄진 주상복합아파트와 일반 아파트를 내놓는다.

포스코건설은 국제업무단지에서 일반 아파트인 ‘송도 더샵(the#) 하버뷰’와 주상복합아파트인 ‘송도 더샵 센트럴파크Ⅱ’를 분양한다. 하버뷰는 110~297㎡형 845가구, 센트럴파크Ⅱ는 98~400㎡형 632가구다.

하버뷰는 국제학교 바로 옆인 D13·D14-1블록에, 센트럴파크Ⅱ는 송도지구의 허파 역할을 할 66만여 ㎡의 중앙공원 옆(D23블록)에 들어선다. 하버뷰는 타워형과 판상형을 유기적으로 배치한 것이 특징이다. 센트럴파크Ⅱ는 중앙공원과 접해 있어 조망권이 우수하고, 최상층에는 스카이라운지가 마련된다. 이 두 아파트는 26일 나란히 1순위 청약 접수를 받는다. 분양가는 하버뷰가 3.3㎡당 평균 1369만원, 센트럴파크Ⅱ가 3.3㎡당 평균 1439만원 선이다.

대우건설은 국제업무단지 옆 어민보상용지에서 주상복합아파트인 ‘월드마크송도’를 분양한다. 아파트 총 408가구 가운데 151~247㎡형 244가구가 일반에 공급된다. 단지 내에 폭이 100m에 달하는 광장정원이 조성되고, 입주민 전용의 다양한 부대시설이 갖춰진다. 분양가는 3.3㎡당 평균 1459만원 선이다. 대우건설은 21일부터 1순위 청약 접수를 받는다. 2순위는 24일, 3순위는 26일이다.

청라지구에서는 내년 상반기께 전용 85㎡ 이하 중소형 아파트 4000여가구가 잇따라 나온다. 호반건설은 내년 1월께 3개 블록에서 79~112㎡형 2426가구를 내놓는다. 14블록에서 112㎡형 745가구, 18블록 79㎡형 1051가구, 20블록 112㎡형 630가구다.

청라지구에서 나올 이들 중소형은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돼 분양가가 저렴한 게 특징이다. 예상 분양가는 현재 송도지구 중소형 시세(3.3㎡당 2000만원 선)의 절반 밖에 안 되는 3.3㎡당 800만~900만원 선에서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인천 송도·청라지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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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거환경·교통여건, 국제적 수준=송도지구에는 업무시설과 주거시설은 물론 문화·상업 시설 등이 모두 갖춰진다. 지상 65층짜리 아시아트레이드타워가 건립되고 국제컨벤션센터, 복합상업단지 등이 조성된다. 또 국제학교, 국제병원, 첨단연구소 등이 건립돼 송도지구 내에서 업무와 주거·문화생활을 모두 이용할 수 있게 된다.

청라지구도 마찬가지다. 특히 현재 청라지구 주변에 어지럽게 세워져 있는 송전탑들이 모두 지하로 매설된다. 청라지구를 동서로 가로지르는 중앙공원과 길이 4㎞에 달하는 운하도 건설된다. 운하는 레저시설 및 교통수단으로 활용된다.

아직은 다소 불편한 송도·청라지구의 교통여건이 크게 개선된다. 우선 송도지구의 경우 지구와 직·간접적으로 연결되는 각종 철·도로가 잇따라 개통된다. 한때 협궤열차로 유명했던 수인선(인천~송도~시흥~수원)은 상·하행선이 구분된 여객용 복선전철로 다시 태어난다. 총 연장 52.8㎞로 2015년까지 단계적으로 개통될 예정이다. 수인선 송도~시흥 구간 13.1km는 2009년 말께 조기 개통될 예정이다. 송도~인천역 구간 6.9km도 오는 2013년께 개통된다. 인천 지하철 1호선은 송도지구까지 연장된다.
 
◆서울·수도권 거주자도 청약 가능=경제자유구역 아파트는 그동안 인천지역 거주자에게 100% 우선 공급돼 서울·수도권 수요자들에겐 ‘그림의 떡’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경제자유구역에서 나오는 아파트의 경우 전체 공급 물량의 70%는 서울·수도권 거주자에게 우선 분양한다. 나머지 30%는 인천 거주자 몫이다. 인천 우선공급의 경우 전용 135㎡ 이하 아파트는 입주자모집공고일 기준 6개월 이상 인천시 거주자만 청약 할 수 있다. 전용 135㎡ 초과는 입주자모집공고일 현재 인천시 거주자면 가능하다.

송도에서 나오는 센트럴파크Ⅱ와 월드마크송도 주상복합아파트는 당첨자 발표일도 각각 내년 1월 7일과 3일이어서 한 사람이 하나의 통장으로 중복 청약할 수 있다. 다만 모두 당첨된 경우에는 당첨자 발표일이 빠른 곳에 계약해야 한다. 반면 센트럴파크Ⅱ와 하버뷰 아파트는 당첨자 발표일이 같아 중복 청약할 수 없다. 한 단지를 골라 청약하거나 세대원이 나눠 청약해야 한다. 세대원끼리 나눠 청약한 경우 모두 당첨되면 한 단지를 골라 계약하면 된다. 송도에서 이번에 나오는 3개 단지는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되지 않아 입주(등기) 후 팔 수 있다. 반면 청라지구에서 나올 중소형은 모두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돼 계약 후 10년간 매매할 수 없다.

◆신중히 접근해야=송도·청라지구는 개발 자체가 상당히 장기간에 걸쳐 진행되는 데다 외자 유치 등이 아직 불확실한 상황이어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송도지구의 외자유치 계획은 지난 5년간 1조7540억원이었지만 실제 유치된 금액은 150억원에 불과하다. 청라지구도 마찬가지다. 총 7조원대의 외자 유치를 통해 개발하려던 국제업무타운과 테마파크형 골프장, 테마형 레저·스포츠단지 조성 사업이 답보 상태다. 부동산써브 함영진 실장은 “경제자유구역이라는 이름처럼 투자 유치를 통해 제대로 된 경제특구로 개발해야 가치가 올라가는데 투자 유치가 실패할 경우 자칫 반쪽짜리 도시가 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황정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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