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기전당대회 파문-與지도체제 JP는 어찌되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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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김종필(金鍾泌)민자당대표는 13일 오전 굳은 표정으로 고위당직자회의에 참석했다.지난 주말 김영삼(金泳三)대통령과의 주례회동후 보였던 밝은 모습과는 크게 대조적이었다.이에 앞서 金대표는 12일 오전 발표했던 기자회견 계획을 오후에 갑자기 취소했다. 이유는 민주당이 정부조직법개정안에 대해 협상이 가능한 쪽으로 방향선회를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었다.그러나 보다 큰 이유는 조기전당대회 방침을 공표한 金대통령의 MBC와의 회견을 예측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관측이 더 유력하다.金대표는 대통령 의중을 모른채 기자회견을 할 수 없게되었다는 것이다.왜냐하면 전당대회는 바로 자신의 위상과 직접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金대표의 진퇴문제에 대해서는 해석이 상반된다.「교체론」과「유임론」이 그것이다.교체론은 그동안 당내 민주계에서 끈질기게 주장해왔다.반면 유임론은 金대표측과 민정계등에서 방어적으로 펴왔다. 양자는 우선 조기전당대회의 의미에 대한 해석부터 전혀 달리하고 있다.교체론자들은 조기전당대회는 곧 金대표를 거세하기 위해서라는 것이다.
반면 유임론자들은 金대통령의 전당대회 선언은 金대표에게 힘을실어주기 위한 것이라는 해석이다.즉 지방선거를 앞둔 출정식을 겸한 단합대회라는 것이다.
교체론자들의 주장은 4대지방선거를 치르기 위해서는 당의 쇄신이 필요하다는 것이 핵심이다.이른바 구태의연한 JP체제로는 지방선거의 승리가 어렵다는「JP한계론」을 편다.
金대통령이 말한「당의 활성화」도 바로 이것을 의미한다고 이들은 해석한다.
이들은 대안으로 부총재제 또는 최고위원제를 제시한다.경선을 통해 당의 중진 실세들이 상응한 역할을 맡아야 한다는 것이다.
유임론자들의 핵심주장은「대안부재론」이다.金대표를 거세할 경우가뜩이나 색깔이 제각각인 민자당의 분열이 가속화된다는 것이다.
4대지방선거에서 보수여권표가 이탈할 수 있고,나아가 충청권의 이반을 가져올 수 있다는 것이다.강삼재(姜三載. 마산회원)기조실장등은『전당대회는 지방선거를 앞둔 면모 일신용에 불과하다』며『金대표문제에 집중할 경우 전력약화가 우려된다』고 말한다.
이들은 경선을 하게되면 이른바 최형우(崔炯佑.동래을).김윤환(金潤煥.군위-선산)의원등 중진실세들의 경쟁을 유발하게 된다고전망한다.이는 자칫하면 金대통령의 권력 조기누수현상을 가져올 수 있는 것이다.중간 보스의 실세화가 오히려 당 의 분열을 조장한다고 주장한다.
아무튼 현재로서는 교체론자들이 맹렬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그러나 유임론도 만만치 않아 수적 분포로는 대체로 양론이 팽팽하다.하나 분명한 것은 칼자루는 金대통령이 쥐고 있다는 것이다.
〈金基奉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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