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수대>아웅산 수지의 메세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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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노벨賞 시상식은 매년 12월10일 거행된다.이날은 1896년알프레드 노벨이 세상을 떠난 날이다.1901년 시작된 노벨상은물리학.화학.의학및 생리학.문학.평화 5개 부문에 수여돼 왔으나 69년 경제학賞이 추가됐다.경제학상은 스웨 덴 국립은행이 창립 3백주년을 기념해 제정,상금도 스웨덴 국립은행이 부담한다. 노벨상 시상식은 스웨덴 수도 스톡홀름에서 열린다.하지만 평화상만은 노르웨이 수도 오슬로에서 시상된다.수상자 심사도 평화상만은 노르웨이 의회가 선출한 5인 위원회가 맡는다.이것은 노벨의 유언(遺言)에 따른 것이다.
올해 노벨평화상은 이스라엘 이츠하크 라빈총리와 시몬 페레스외무장관,그리고 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야세르 아라파트의장 3인이 공동 수상했다.특히 올해 65세인 아라파트의장은 34세 연하(年下)인 부인의 임신소식이 겹쳐 이중(二重) 의 기쁨을 맛봤다. 세계는 이들 3인이 중동(中東)평화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하고 그들의 노벨평화상 수상을 축하한다.그러나 한사람의 노벨평화상 수상자가 현재 겪고 있는 시련(試鍊)에 대해선 잊고 있다. 91년 수상자인 미얀마의 아웅산 수지여사가 바로 그 사람이다.89년 7월 미얀마 군사정권에 의해 가택연금된 후 지금까지 유폐(幽閉)생활을 계속하고 있는 수지여사는 최근 필리핀 마닐라에서 열린 유네스코회의에「민주주의와 인권문화」라는 제목의메시지를 보내왔다.
이 메시지에서 수지여사는 민주주의가 저개발국가의 성장에 장애가 된다는 주장에 대해『전체주의 국가에서 개발은 소수층의 이익을 위해서만 존재한다』고 반박하고『민주주의에 동.서양 구분이란있을 수 없으며 인권을 존중하고 시민의 활발한 정치 참여를 허용하는 민주주의 기본원칙은 모든 국가에서 존중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수지여사는 또 민주주의와 인권을 중시하는 문화는 사회의 역동성(力動性)과 다양성을 증진시키고 발전의 문화와 평화의문화를 촉진시킨다고 역설하고 있다.
최근 아시아圈 일부에서 제기되고 있는,국가발전에서 동양적 가부장제(家父長制)의 우월성 주장 또는 일부 미국(美國)학자들의저개발국가의 민주화는 경제성장에 방해가 된다는 주장에 대한 준엄한 일침(一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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