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로 한 일도 없는데 과분한 상을 받게돼 부끄럽습니다.』 10일 제46회 세계인권선언기념일을 맞아 무료변론을 통해 국민의 인권옹호에 기여한 공로로 정부로부터 국민훈장 무궁화장을 수상한 이회창(李會昌)前국무총리의 부친 이홍규(李弘圭.89)변호사는 『정의에 입각해 인권을 옹호해야 한다는 것 이 평소의 소신』이라며 담담하게 수상소감을 밝혔다.
그는 45년 광주지검 검사로 검찰에 발을 들여놓은뒤 65년 변호사로 개업할 때까지 20년동안 수사검사로 재직하며 「척결검사」라는 별명을 얻을 정도로 외부압력에 굴하지 않고 부패척결에앞장서「대쪽판사」로 불린 李 前총리와 함께 법조 계의「부전자전(父傳子傳)」.
李변호사는 특히 47년 뇌물을 받고 탈세혐의를 눈감아준 세무공무원을 구속해 비리공무원에게 철퇴를 내린 광주세무서사건을 비롯해 충북도지사 횡령사건,장면(張勉)부통령 저격사건등을 소신대로 수사해 현재까지도 수사검사들의 표상이 되고 있 다.
李변호사는 그러나 자유당시절인 50년대초반 이승만(李承晩)정권의 미움을 사 검사로서는 처음 사상검사로 몰려 고문을 당하는고통을 겪기도 했다.시국사범들을 풀어주었다는 이유에서였다.
이후 변호사개업과 동시에 가톨릭 법조인회 회장을 맡은 李변호사는 서민들을 위한 무료법률상담과 권리구제활동을 펴왔다.
서울서초동 사법연수원에서 열린 기념식에는 아들 李 前총리도 참석해 부친의 수상을 축하했다.
한편 이날 또 한명의 인권변호사 조준희(趙準熙.56)씨도 국민훈장 모란장을 수상해 李변호사와 함께 재야변호사에 대한 정부의 훈장이라는 점에서 관심을 모았다.
趙씨는 88년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을 조직해 초대 대표간사를 지냈으며 각종 시국사건의 변론을 맡았던 법조계의대표적「재야인사」다.
〈李相列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