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군사력 증강내용과 배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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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북한이 최근 서울 공격을 主목표로 하는 다연발 로켓포를 대폭늘리고 휴전선 특수부대를 증강한 것은 지금까지의 대남(對南)전략을「전면도발」에서「기습 마비」전략으로 바꾸고 있는 증거로 분석된다. 한미군사 정보기관이 파악하고 있는 최근의 북한군 동향에 따르면 북한은▲서울 공격이 가능한 2백40㎜방사포(放射砲)및 1백70㎜자주포 증강▲평소 감편 운용하던 특수부대 요원수의원상회복▲공군저격여단 신설등 새로운 움직임을 보이고 있 다.
북한은 스커드.노동.대포동 미사일 개발도 꾸준히 진행하는등 최신형무기체계 중심으로의 전환도 서두르고 있다.
지금까지 북한의 주력 무기는 전차 4천2백대.사거리가 짧은 각종 재래식 砲 8천문.장갑차 2천5백대등으로 전면전에 대비하는 量중심의 체계였다.
그러나 최근 증강된 전력은 대부분이 짧은 시간에 남한을 초토화시킬 수 있는 무기들이라는 점에서 북한의 움직임은 기존의「전면 도발」태세에서 기습마비(奇襲痲痺)전략으로 전환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최근 한미(韓美)군사력평가위원회에서도 북한군 능력을 정밀분석한 결과 북한이 기습마비전략으로 모든 체제를 바꾸고 있다고 분석했다. 북한이 기습전으로 전략수정을 하는 이유는 경제악화로 재래식 군사력을 종전과 같이 유지하기 곤란하고,남한에 대해서 정규군으로 이길 승산이 희박해졌기 때문인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이제는 전쟁이 발발하더라도 6.25때와 같이 한국군이 일방적으로 밀리지는 않을 것이란 게 군사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북한은 전쟁승리를 통한 적화통일을 하는 것보다 위기 또는 필요시 협상목표를 달성하는 쪽으로 전략을 수정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북한이 핵무기비확산조약(NPT)탈퇴를 선언한 93년2월,미국에서「영변폭격론」이 거론되면서 북한의 군사력 태세가 크게 바뀐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북한의 전략목표는 1차로 연합군이 북한을 공격하지 못하도록 견제하는것.「영변폭격」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키겠다는 계산이다.
정치적으로는 미국과의 협상에서 밀리지 않고 더 나아가 압박수단으로 활용하겠다는 속셈도 갖고 있다고 보여진다.
김정일(金正日)체제 공고화때까지 군사적 균형을 유지하겠다는 계산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북한의 기습전력 강화는 또 유사시 미국.일본을 위협해 한반도개입을 막아 한국을 고립시키고,남한의 전후방을 동시다발적으로 기습공격해서 군사력을 무력화시키고 사회혼란을 부추기기 위한 것이다. 북한은 화학무기와 고폭탄을 장착한 장거리미사일로 남한내공군기지와 레이더시설,그리고 지휘시설을 무력화시키는 동시에 특수군을 공중및 해상으로 침투시켜 주요시설을 파괴하고 후방(後方)지역을 교란할 것으로 보고 있다.
MIG-29전폭기및 장거리 미사일에 화학및 생물무기.액체연료폭탄.고폭탄등을 장착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AN-2機,수륙양용 공기부양정을 이용한 특수부대는 남한의 후방 깊숙이 침투하려 할 것이다.
북한은 초기기습으로 남한의 일부지역을 석권한 뒤 2백40㎜방사포와 장거리포로 서울을 공격하면서 협상을 시도할 수 있다.
북한은 한국에 지원되는 美공군기의 이착륙을 훼방하기 위해 스커드와 노동1호로 우리 공군기지 파괴를 노릴 가능성이 있으며,보다 사거리가 긴 노동2호와 대포동1,2호로 일본을 위협,일본이 한국에 대한 군수지원등 각종지원을 못하도록 할 가능성도 높다고 군사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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