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원봉사뿌리내리기>6.하버드大 브룩스하우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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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美 최고의 지성을 자랑하는 하버드大 중앙잔디밭 한 귀퉁이에 위치한 붉은 벽돌의 3층 건물.이곳이 미국 대학 자원봉사 프로그램중 가장 오래된 1백년의 역사를 가진 필립스 브룩스 하우스자원봉사 센터다.
『지난 88년 예일大출신인 부시 대통령이 선거유세중 하버大를「엘리트」의 산실이라고 방문하지 않은 것은 분명 잘못이었다.바로 그 오만하다는 대학이 이 땅에서 제일 오래되고 가장 큰 학생 자원봉사단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5월3일 워싱턴포스트紙는 하버드대학 자원봉사 활동을 소개하며 이같은 조크로 기사를 시작했다.
하버드대학 자원봉사 활동은 이 기사가 지적한대로 미국 대학중가장 오래된 역사를 가지고 있다.치열한 학문 탐구와 더불어 이웃사랑의 인성계발을 위해 1894년 한 목사의 제의로 설립된 필립스 브룩스 하우스는 현재 10명의 상근직원과 연간 1백70억원의 예산을 운영하는 美 대학중 최대의 자원봉사센터다.이 센터를 통해 공식적으로 자원봉사에 나서는 하버드 대학생들은 모두2천여명.6천여명의 학부학생들중 무려 3분의1이 공식 자원봉사활동을 펴고 있는 셈이다.
이들 하버드 대학생은 이 센터의 80개 프로그램에 소속돼 각종 자원봉사 활동을 편다.보스턴의 빈곤지역에 나가 가난한 사람들을 돌보고,초.중.고등학교를 방문해 성적이 부진한 후배 학생들의 공부를 지도하며 환경정화.범죄예방 활동도 편 다.
이 하버드대학 자원봉사 프로그램중 가장 특징적인 활동은 미션힐 섬머프로그램.하버드대학 남녀 학생들은 해마다 여름방학이면 보스턴의 한 극빈지역인 미션 힐이라는 곳에 간다.
그곳에서 학생들은 빈곤 이웃들과 직접 숙식을 함께하며 어린이.주민들의 자활을 돕는다.아침마다 웬트월스 학원이란 곳에서 어린이들을 가르치고 오후에는 그들을 밴에 태워 박물관.공항등을 견학시킨다.밤이면 어린이들과 흥겨운 시간을 가지며 하나가 된다.방학 3개월을 빈곤 이웃을 위해,지역사회를 위해 땀흘려 일하면서 사회문제의 실상을 파악하고 장래 미국을 이끌 지도자로서의품성을 키우는 것이다.
브룩스 하우스는 학생들에게 단지 외부봉사만 주선하지 않는다.
교내 루터란 대학교회 앞과 성 제임스 교회 포터 스케워 근처등두곳에 집없는 사람들을 위한 임시대피소를 마련,현재 각각 19명과 12명에게 숙식을 제공하고 있다.이 브룩스 하우스의 연 예산 1백70만달러는 학교지원 외에도 스트라이드-라이트 회사등지역사회 기업을 비롯한 여러 곳의 후원금으로 충당된다.
『하버드대학에선 학생이 자원봉사를 한다고 해서 특별히 혜택을주는 제도는 없습니다.그러나 학생들은 우리 하우스를 무척 자랑스럽게 여깁니다.프랭클린 루스벨트 前대통령이 회계 자원봉사를 맡아 우리 하우스를 위해 일했고,에드워드 케네디 前상원의원이 학생시절 하우스 자원봉사자로 인보관에 파견돼 일했다는 얘기를 들으면 무척이나 흐뭇해 합니다.』 브룩스 하우스 그레그 존슨(39)사무총장은 하버드대학 출신으로 이 하우스를 거쳐간 美유명인사들의 이름을 줄줄이 외며 오히려 자신이 더욱 흐뭇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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