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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언론, 지지 후보 속속 공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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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미국 대선 후보 경선을 앞두고 신문사들이 잇따라 지지 후보를 공개하고 있다. 신문사들은 특정 후보의 정책과 비전을 들어 지지 이유를 밝히고 있다. 지지 후보 공개는 신문과 독자의 정체성을 알 수 있어 긍정적이라는 평가와 함께 선거 보도의 공정성과 중립성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비판도 적지 않다.

아이오와주 최대 신문인 디모인 레지스터는 민주당 대통령 후보로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을 지지한다고 15일(현지시간) 공개했다.

신문은 "힐러리는 대통령이 되기 위해 평생을 준비한 사람"이라고 지지 이유를 밝혔다. 내년 1월 3일 미국서 처음으로 대선 후보를 뽑는 아이오와주 예비선거는 후보 선출의 방향타 역할을 해 왔다. 파이낸셜 타임스(FT)는 최근 아이오와주에서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의 인기가 1위를 달리는 상황에서 디모인 레지스터의 지지는 힐러리에게 큰 힘이 될 것이라고 17일 보도했다.

두 번째 예비선거가 열리는 뉴햄프셔주의 최대 신문인 보스턴 글로브는 오바마 지지를 천명했다. 신문은 "오바마는 미국에 대한 세계의 부정적 인식을 뒤바꿀 수 있는 리더십이 있다"고 평가했다.

두 신문은 공화당 대선 후보로는 존 매케인 상원의원을 지지했다. 보스턴 글로브는 "매케인은 공화당의 내부 반발을 무릅쓰고 유권자 눈높이에 맞는 정책을 내놓았다"고 평가했다.

뉴욕 타임스(NYT), 워싱턴 포스트(WP), 월스트리트 저널(WSJ)을 비롯한 유력지들은 아직 지지 후보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2004년 대선에서는 많은 신문이 대통령 선거일을 보름 정도 남기고 지지 후보를 결정해 공개했다. 미국 월간지 에디터 앤드 퍼블리셔(E&P)에 따르면 지난 대선에서 미국의 1456개 일간지 중 291개가 특정 후보에 대한 지지 선언을 했으며, 80%는 지지 후보를 정하지 않았다.

당시 NYT는 논설위원과 편집국 간부들의 토론을 거쳐 존 케리 민주당 대통령 후보를 지지한다는 사설을 냈다.

반면 미국 최대의 발행 부수를 자랑하는 USA투데이는 1982년 창간 이래 특정 대통령 후보를 지지하지 않는 관행을 유지하고 있다. 이 신문 창립자인 알 뉴하스는 "신문과 독자의 이익을 위해 신문의 킹메이커 역할은 중단돼야 한다"고 말했다.

영국 신문은 사설.칼럼으로 지지 정당을 밝힌다. 의원 내각제라서 특정 후보가 아닌 정당을 선택해 지지를 밝히고 있다. 한 예로 중도 좌파 성향의 일간 가디언은 노동당을 지지한다.

프랑스 신문은 원칙적으로 사설을 통해 지지 후보를 공개한다. 사내 토론 등의 의견 수렴을 거쳐 지지 후보가 결정되면 사장이나 주필이 지지 후보 또는 정당을 공개하는 사설을 쓴다.

독일은 지지 후보나 정당을 밝히지 않는 게 관례다. 한국은 공직선거법에 따라 언론사가 특정 후보를 지지할 수 없다.

정재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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