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유력지 뉴욕타임스 記者자질 極과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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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어떤 기자가 좋은 기사를 쓰고 어떤 기자가 엉터리기사를 쓰는가.』 내로라하는 기자들을 대상으로 가차없이 점수를 매긴 책이 출판되어 주목을 끌고있다.포브스社가 출간한『미디어 가이드 500』이라는 책(3백44쪽)은 미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쇄매체 저널리스트 5백명을 선정,9단계로 분류해 놓았다.
단순히 점수만 매긴 것이 아니다.기자 하나하나에 대해 구체적인 평가까지 상술해 놓았다.한햇동안 좋은 기사를 썼던 기자들에게는 상찬(賞讚)을 아끼지 않으면서도 엉터리 기사를 쓴 기자들에게는 창피스러워 고개를 들지 못할 정도의 악평을 서슴지 않았다. 「우수기자」라고 할수 있는 상위 3등급에 포함된 기자는 평가대상 5백명중 1백25명이 선정됐는데 뉴욕타임스 기자가 29명으로 상위그룹에 가장 많이 들어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 다음이▲월스트리트 저널▲워싱턴 포스트▲LA타임스▲파이낸셜타임스 순이었다.
잡지에서는 포브스사가 4명으로 선두를 차지했고 포천.비즈니스위크.뉴스위크가 각각 3명으로 뒤를 이었다.
최상위그룹인 1등급 7명중에 뉴욕타임스 기자가 3명이나 포함돼 명성에 걸맞게 가장 유능한 기자를 많이 확보하고 있는 신문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꼴찌로 매겨진 기자도 역시 뉴욕타임스의 기자였다.금융담당인 스티븐 그린하우스 기자에 대해서는『어떤 이유에서든 그의이름이 붙은 기사는 믿을수 없다』며 기사의 사례를 들어가며 창피를 줬다.
꼴찌에서 두번째 점수를 받은 시사주간지 타임의 경제담당 존 그린월드 기자의 경우『그가 기울이고 있는 대부분의 노력은 시간낭비며 그가 독자들의 시간까지 낭비하게 해서는 안된다』고 혹평을 가했다.반면에 퓰리처상 수상자인 뉴욕타임스의 과학담당 나탈리에 에인저기자에 대해서는 최상위 점수를 주면서『그의 명쾌하고충실한 기사를 통해 많은 독자들이 동물세계의 신비를 재미있게 이해하게 됐다』고 치켜세웠다.
명성과 평점이 비례하지도 않았다.퓰리처상을 받은 고참기자들도지난해 썼던 기사가 신통치 않아 6~7등급을 받은 경우도 여러명이다.특히 대통령 후보 경쟁에 나섰던 名해설가 패트릭 부캐넌도 5등급이 매겨졌는데『그의 해설에는 새로운 것 이 없다』고 꼬집었다.
이 책은 원래 미국의「최고 기자 5백명」을 선정하는 것이었으나 포브스가 인수하면서 금년판부터 나쁜 기자도 들춰내자는 의도에서「영향력이 큰 저널리스트 5백명」으로 이름을 바꾸었다.
[뉴욕=李璋圭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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