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대학자율화가 성공하려면 학생중심의 교육개혁 필수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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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교육과 사회는 상호보완적 관계를 갖고 있다.이러한 의미에서 사회의 요구에 학교가 자율적으로 부응할 수 있도록 대학에 정원조정권을 위임한 것은 크게 환영할 만한 일이라고 생각한다.이는사회적 변화와 요구에 따라 대학이 탄력성있게 인 력수급계획을 스스로 수립함으로써 급변하는 세계 교육시장의 변화에 능동적으로대처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대학 경영자에겐 정원 증원을 재정수입 확대의 수단으로삼아왔던 지난날의 폐습을 버리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본다. 교육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우수한 교수를 확보하고 내실있는 교육환경을 조성하려는 경영자와 대학구성원의 개혁적 의지가 있어야 할 것이다.눈앞에 다가온 교육개방을 앞두고 국제적 경쟁력을 갖춘 대학자체의 변신을 위한 결의가 필요하다는얘기다. 시대가 급변하면서 대학의 교육방법이 교수중심에서 학생중심으로 변화되고 있다.이것은 학습자가 창의적 학습경험을 하고문제를 스스로 해결하는 능력을 향상시켜야 한다는 시대적 요청이기도 하다.따라서 현행 1백40학점인 졸업학점을 탄력성 있게 운영하는 방안을 포함한 이번 학사운영 자율화는 학생들로 하여금자기개발을 통한 자력을 바탕으로 세계인으로 발돋움하기 위한 시의적절한 조치라고 생각된다.
이러한 대학의 자율적 학사운영은 대학자체의 자구적 노력이 선행돼야 한다.가령 대학의 실정에 맞게 교양학점과 전공학점의 적절한 배정,도서관 확충을 중심으로 한 교육환경의 개선,학생중심의 과학적 교육방법 개발등이 절실히 요구된다.
특히 학문의 특성에 따라 지적,정서적 균형을 이룰 수 있는 유연한 학점제의 연구 등이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예를 들면 4년제 일반대학 졸업자가 의학계열 또는 법학계열 등에 진학할 수 있도록 하는 외국의 사례를 감안할 때 우리나라의 대학에서도 교육과정 운영에 관한 기존의 관행을 전면 재검토해 보는 계기를 만들었다는데 큰 의미를 부여하고 싶다.
우리나라 학기제 운영은 전통적으로 2학기제로 운영되어 왔다.
그러나 교육의 집중화를 꾀하고 대학의 시.공간적 유휴시설을 극대화함으로써 세계의 교육개혁 추세에 발맞출 수 있는 3학기제나4학기제 운영도 적극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또 한 여름방학이나 겨울방학을 이용하여 근면하고 능력있는 학생들이 조기에 졸업학점을 이수하고 조기에 사회에 진출할 수 있도록 해주는 방안을강구해 볼 필요가 있다.
이러한 교육의 내.외적 요소들의 집중화 내지 극대화는 무엇보다 대학의 자율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우선 집중적 교육을 통한 교육의 질을 향상하기 위해서는 도서확보,학사운영의 전산화 등 교육여건의 개선과 효과적인 교육동기부여가 있어야 할 것이다.
또한 시.공간적 시설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쾌적하면서도유용한 시설이 갖추어져야 한다.
결과적으로 이러한 개편은 현재 구미선진국과 국제적 교류를 높이고 교육의 국제화에도 크게 도움이 되리라고 생각된다.
국정의 최고 책임자가 우리나라의 세계화를 선언한 이 시점에서교육부가 발표한 이번 조치는 교육의 세계화를 추진하는 시작이 될 것이며,이를 계기로 모든 교육자가 심기일전하는 자세를 가다듬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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