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돈농가 모처럼 웃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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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잘만 하면 지난 3년동안 적자를 한꺼번에 털 수 있을 것같습니다."

영천에서 돼지 2천5백여두를 사육하는 조동형(45.청통면 신덕리)씨는 "양돈 농가에 모처럼 볕이 들었다"고 말했다.

올 들어 삼겹살 등 돼지고기 수요가 늘면서 산지 돼지 값이 지난해 이맘 때보다 무려 40%나 오른 때문이다. 조씨는 "요즘 한달에 1, 2천만원 수익을 올리는 양돈 농가가 주변에 생겨나 흐뭇하다"고 설명했다. 조류독감과 광우병 등으로 지난해 말부터 육류 소비가 줄면서 상대적으로 안전해진 돼지고기가 대체 수요로 반사이익을 얻고 있는 셈이다.

18일 경북도에 따르면 산지 돼지 값은 요즘 1백㎏ 성돈 기준으로 한마리에 20만8천원(1백10㎏ 규격돈으로는 약 22만원) 정도. 비수기인 2월 가격으로는 최근 5년동안 최고 가격이다.

이 가격은 지난해 같은 시기 14만8천원에 비하면 6만원(40%)이 오른 금액이다. 또 지난 연말 17만5천원에 비해서는 3만3천원(19%)이나 올랐다. 지난해 10월 마리당 14만원의 최저점을 지나 꾸준히 오르는 추세다. 요즘 손익분기점인 적정출하가격은 17만원선.

양돈협회 김성곤 경북협의회장(58)은 "수요가 늘어 돼지 값이 오른 것은 분명 환영할 일"이라며 "그러나 육가공업체들이 삼겹살만 찾는 소비행태 때문에 수익이 적어 도축을 꺼리는 게 문제"라고 말했다. 여기에 사료비도 최근 10%쯤 올랐다. 돼지는 지난해만 해도 돼지콜레라와 구제역 파동 등을 겪으면서 사육농가는 생산비도 못 건지는 부진을 겪었었다. 경북지역은 1천5백여 농가가 1백31만여두의 돼지를 사육하고 있다.

송의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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