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선우감독 "한국영화100年"제작 나섰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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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5면

세계영화1백주년을 맞아 전세계 16개국의 유명감독들이 참여하는 다큐멘터리 『세계영화1백년』은 영화사적 가치 외에도 그 자체가 영상예술 형식에 새로운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된다.연대기적 사실의 나열보다는 다양한 실험과 영화기법이 동원돼 영화사의 논쟁거리와 연출자의 주관적 주장들이 제시된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한국편을 제작중인 삼성나이세스와 장선우감독은 6일기자회견을 갖고『한국영화 1백년』과 각국출품작들을 소개했다.
『한국영화 1백년』은 10월 중순 크랭크인돼 내년 3월 완료될 예정.이 영화는 내년 5월에 영국영화원이 기획하고 뉴욕현대미술관 등이 참여하는 「세계영화1백년」영화제에 출품된다.
런던 BFITV를 통해 화려하게 막이 오를 이 국제적 영화이벤트에는 미국의 마틴 스코시즈,프랑스의 장 뤼크 고다르,이탈리아의 베르나르도 베르톨루치,폴란드의 크쥐시토프 키에슬롭스키감독등도 참여한다.
『세계영화 1백년』의 한국편은 먼저 세계영화사의 원년에 암울한 그림자로 덮여 있는 한국의 모습을 이미지처리로 보여주며 시작한다. 식민지 경험과 서구와는 다른 문화.산업적 차이점들이 부각되고 영화산업 토대의 빈곤함과 표현자유를 제한하는 정치.문화적 상황으로 피폐해진 한국영화의 처지도 비춘다.
전체적으로 씻김굿과 에세이 형식을 띨 이 영화엔 일제시대,6.25,광주항쟁의 질곡된 역사속에서 영화의 역할을「길닦음」으로해석한다.
직배를 통해 확대돼가는 외국영상물의 홍수 속에 한국영화의「생존방식」도 살핀다.
각국 작품들이 다루는 공통적인 주제는 아무래도 일반의 기억속에 살아있는 자국영화의 모습과 치열한 국제경쟁속의 생존전략이다.유일하게 3시간짜리(나머지 출품작들은 60분 내외)대작으로 제작되는 마틴 스코시즈감독의 미국편은 영화에 심 취하게 된 자신의 성장과정을 털어놓으며 시작한다.
또 키에슬롭스키감독은 『지금 폴란드에서 영화를 본다는 것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내걸고 영화사를 개관한 후 왜 사람들이 영화를 보는지,왜 영화가 사람들을 움직이고 상처를 주는지 등의문제를 진지하게 파고들 계획으로 있어■관심을 끌 고 있다.
〈李揆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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