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로 민심 잡는 이명박 "주가 3000시대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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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이명박 후보가 14일 서울 여의도 대우증권 본점을 방문해 직원에게 사인을 해주고 있다. [사진=오종택 기자]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는 14일 "차기 정권 5년간 국민이 지도자를 신뢰하고, 지도자가 국민을 전적으로 신뢰하면 주식시장에 활기가 찰 것"이라며 "정권교체가 되면 내년엔 주가가 3000(포인트)을 돌파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대우증권 본사를 방문한 이 후보는 "나는 실물경제를 한 사람이기 때문에 허황된 정치적 이야기는 하지 않는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그는 "주가가 진정한 평가를 받기 위해 가장 큰 요인은 정권교체"라며 "아마 임기 5년 중에 제대로만 되면 (주가가) 5000까지 가는 게 정상"이라고 강조했다.

이 후보는 "우리 주가는 기업의 실질가치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며 "정권교체가 되면 주가가 전반적으로 상향 조정될 것이다. 주식에 투자한 분들은 그렇게 기대하셔도 좋을 것 같다"고 지적했다. 또 "대한민국이 아시아에서 금융 중심지 역할을 하자는 게 나의 목표"라며 "우리 주식시장이 국내에만 머무르지 않고 세계 금융시장에서 제대로 된 역할을 하도록 적극 육성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날 국회에선 BBK 특검법안과 검찰 탄핵소추안을 둘러싼 갈등이 최고조에 달했다.

하지만 이 후보는 여의도의 정쟁(政爭)에서 한발 비켜서려 했다. 오전엔 주식 투자자들을 향한 메시지를 던졌고, 나머지 시간은 이날 밤 진행된 TV 대담 프로그램 준비에 치중했다. 이 후보 측은 '주가 3000' 발언에 대해 "네거티브에 치중하는 다른 후보와 차별화하고, 경제 이미지를 극대화하는 강펀치"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 후보는 대선일인 19일까지 뚜렷한 유세 일정을 잡지 않았다. 주말엔 16일 밤 열리는 마지막 TV토론회 준비에 몰두한다.

17일과 18일도 TV 방송연설 녹화 외엔 확정된 유세 일정이 없다. 거리 유세보다는 TV를 통한 '공중전'에 더 신경을 쓰는 분위기다. 선거전 막판 있을지도 모르는 테러 가능성에 대비하자는 생각이 깔려 있다.

하지만 이 후보가 대선전 내내 유지한 '대통령처럼 행동하기' 전략의 연장선상이란 분석이 많다. 한 측근은 "사상 유례없는 지지율 차로 다른 후보를 압도하고 있는 이 후보로선 치고받기식 유세전보다 차기 대통령으로서의 비전과 안정감을 보여주는 게 낫다"며 "득표에도 더 도움이 되는 전략"이라고 얘기했다.

◆이한동 8년 만에 복당=1999년 말 한나라당을 탈당했던 이한동 전 총리가 14일 8년 만에 복귀했다. 이 전 총리는 97년 한나라당 창당 때 초대 대표였지만 2000년 총선을 앞두고 자민련으로 당적을 옮겨 김대중 정부에서 총리를 지냈다.

이 전 총리는 강재섭 대표와 오찬을 함께 한 뒤 입당원서를 제출했다. 이 전 총리는 "친북 좌파정권을 종식시키고 정권교체를 이룩하는 게 한국 정치의 필연"이라며 "이명박 후보가 55% 이상의 압도적 지지율로 당선돼야 한다"고 밝혔다. 윤형주.김흥국씨 등 가수 50여 명도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이 후보에 대한 지지를 선언했다.

글=서승욱 기자 , 사진=오종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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