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베學派가 日기업 세계화 이론 뒷받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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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일본기업들의 세계화는 이미 지난 85년을 원년(元年)으로 이젠 2000년대를 향해 가속적으로 추진되고 있다.
85년을 세계화 원년이라 하는 것이 정설로 받아들여지고 있는것은 그해 9월의 뉴욕 플라자회의에 따른 달러약세와 엔고로 상징되는 급격한 환율변동,대미무역마찰의 심화와 유럽경제통합이 분명하게 예측되기 시작한 시기며 이와 맞물려 급변 하는 경영환경에 대응하여 세계를 시야에 넣고 기업전략이 크게 바뀌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그때까지의 전력투구형 수출확대 전략에서 자본진출전략에 의한 해외투자로 항로를 변경하기 시작한 것이다.
일본기업들이 이처럼 경영전략을 급선회,지속적으로 변화를 추진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일본경영학계의 이론적 뒷받침이 있었다.
특히 고베(神戶)상과대의 고베학파 역할이 컸다.고베학파의 세계화연구는 90년대 들어 각광받기 시작했고 마침내 92년10월일본에선 처음으로 마루베니(丸紅)종합상사가 연구비지원을 통한 산학공동연구를 시도하게 된다.
종합상사이외에 세계화가 잘된 대표적 기업으로는 생필품메이커로물류에 앞선 가오(花王)사와 전자메이커인 샤프사를 꼽는다.두회사의 유럽종합연구소 운영은 학계와 산업계의 케이스 스터디대상.
야오한이라는 식료 의류용품 그룹은 이미 본사를 홍콩으로 옮겼으며 최근에는 이를 세계전략정보 총괄기지로 만들겠다고 발표했다.
수출로 시작한 일본기업의 국제화가 해외생산을 거쳐 세계화경영이라는 제3단계로 본격적으로 들어가고 있음을 말해주는 사례들이다. 고베학파의 세계화이론은 대략 다음과 같다.
▲국제화는 국가 블록을 내걸고 「우리나라 기업」이 국제시장에서 외국세를 눌러 이기는 것,즉 기업내셔널리즘이다 ▲세계화는 국제화의 다음단계로서 자동적으로 오는 발전단계가 아니다.세계화의 본질은 「서로 섞는것」「서로 이해하는것」「구별하지 않는것」이다.그러므로 세계화경영의 기본은 조직내에 있어서 사람.정보의원활한 교류를 저해하는 제도적.문화 적인 요인을 제거하여 흐름을 용이하게 하는 세계적인 네트워크를 창출하는 것이다.
▲세계화전략은 유럽기업들이 해온 MD(Multi-Domestic),미국기업들을 중심으로한 MN(Multi-National)에 GS(Global-Supply)를 합한 것이다.
▲MD는 정치.경제적으로 불안정한 국제시장환경에 대응하는 마케팅정책으로 각국의 자회사에 주체성을 부여,시장특성에 세밀히 맞추는데 장점이 있다.그러나 모회사와 자회사간에 지식과 노하우를 상호교환하는 학습시스템이 결여돼 있어 전체적으 로 통합에 약점을 갖는다.
▲MN은 조직전체의 일관성을 갖고 본사에 의한 종합조정을 중시한다.그러나 계층구조에 의한 컨트롤을 중시하기 때문에 관료적조직풍토가 생기기 쉽고 효율저하의 원인이 된다.표준화 제품의 대량생산에 맞는다.
▲GS는 국제시장의 다양성과 가변성에 대응하는 좋은 생산시스템으로서 저스트인 타임으로 공급할 수 있다.그러나 본국의 집중화가 강해 분권화와 현지적응이 필요하다.
▲세계화에 성공하기 위해 반드시 염두에 둬야할 사항으로는 인사제도의 세계화,국제경영인재의 능력개발,문화적 다양성을 통합한창조성 개발,지역총괄본사(세계화기업의 얼굴)등이다.
[東京=郭在源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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