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FL 전승·전패팀 나오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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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정규 리그에서 전승을 거두는 팀과 전패를 당하는 팀이 동시에 등장할까.
2007∼2008시즌 미국프로풋볼(NFL)에서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뉴잉글랜드 패트리어츠는 10일(한국시간) 피츠버그 스틸러스를 34-13으로 누르고 13승 무패를 기록했다. 아메리칸풋볼콘퍼런스(AFC) 동부지구 1위를 굳히며 일찌감치 플레이오프행 티켓을 예약했다. 패트리어츠가 남은 세 경기마저 싹쓸이한다면 정규리그 전승의 영광을 얻게 된다. 전승은 72년 마이애미 돌핀스(14승)가 세운 이후 35년간 없었던 기록이다.

남은 경기는 뉴욕 제츠(3승 10패)-마이애미 돌핀스(13패)-뉴욕 자이언츠(9승 4패)다. 마지막 자이언츠전의 고비를 넘기면 전승은 물론 정규 리그 최다연승(14승)과 최다승(15승) 기록도 깨뜨리게 된다. 쿼터백 톰 브래디는 4095야드의 패스(1위)를 성공시키며 변함 없는 활약으로 팀을 이끌고 있다.

반면 돌핀스는 10일 원정경기에서 버펄로 빌스에 17-38로 져 13연패를 당했다. 76년 탬파베이 버커니어스(14패) 이후 31년 만의 정규 리그 전패 기록과 시즌 최다연패(14패)·최다패(15패) 경신이라는 불명예 기록도 눈앞에 있다.

재미있는 사실은 두 팀이 서로 상대의 기록에 도전하고 있다는 것이다. 패트리어츠는 72년 돌핀스의 정규 리그 전승 기록에 도전하고, 돌핀스는 90년 패트리어츠(1승15패)의 시즌 최다패 기록에 접근하고 있다.

패트리어츠는 20세기에 단 한 차례도 수퍼보울을 차지하지 못했고, 90년에는 1승15패라는 최악의 성적과 함께 라커룸에서 선수들이 여기자를 집단 성희롱한 사건으로 ‘최악의 팀’에 뽑히기도 했다. 하지만 2000년 빌 벨리칙 감독이 새로 지휘봉을 잡고, 이듬해 브래디가 주전 쿼터백을 맡으면서 강자로 변모했다. 2001, 2003, 2004년 수퍼보울을 잇따라 들어올리며 21세기 최고의 팀으로 거듭났다.

반면 돌핀스는 72년과 73년 연이어 수퍼보울을 차지하는 등 20세기 전체 승률 2위(0.606)의 강팀이었다. 하지만 2001년 와일드카드로 플레이오프에 진출한 것을 마지막으로 내리막길을 걸었다.

패트리어츠와 돌핀스는 24일 패트리어츠 홈에서 맞대결을 한다. 10월 22일 마이애미 1차전에서는 패트리어츠가 49-28로 이겼다. 객관적 전력 차를 넘어서 영광의 금자탑을 세우느냐, 불명예의 사슬을 끊느냐의 자존심 싸움이다.

이충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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