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OB항명 괘씸죄 5인방 장호연.강영수 방출굳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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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7면

OB구단이 고민에 빠져있다.
팀 집단이탈사건 주동자 5명에 대해 내린 「선수활동중지」징계가 30일로 끝나지만 이들의 처리방향이 확정되지 않았기 때문.
지금까지의 대체적 방향은 김형석(金亨錫).김상호(金湘昊)는 거두고,장호연(張浩淵).강영수(姜永壽)는 버리는 쪽으로 가닥을잡았다. 당초 5명 다 「괘씸죄」로 방출해야 한다는 의견이 구단내에 팽배했지만 신임 김인식(金寅植)감독이 김상호.김형석은 당장 필요한 전력이라는 의견을 펴 구제쪽으로 급선회한 것.장호연과 강영수는 구단으로 봐서는 울고 싶던 차에 뺨 때려준 격.
연봉은 7천5백만원이나 되면서도 올시즌 2승6패의 극히 저조한 성적을 보인 장호연이나 팀 기여도가 떨어지는 강영수는 트레이드시장에 내놓는다는 방침.이 경우 노장인 이들을 데려가려는 팀이 나오기는 힘들어 사실상 은퇴의 길을 밟아야만 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박철순(朴哲淳).
두번의 허리디스크를 딛고 일어선 인간승리의 주역이자 프로 원년부터 팀의 간판스타라는 그의 무게가 처리를 어렵게 하고 있다. 구단 내부에서도 구제를 주장하는 젊은 세대와 「일벌백계」의원칙을 내세우는 간부급들 의견이 팽팽히 맞서있다.
문제는 최고결정권자인 경창호(慶昌浩)구단사장의 심중이지만 慶사장 또한 『KBO에 선수등록을 마감하는 1월말까지 결정하면 된다』며 판단을 미루고 있다.
그러나 구단이 이렇게 미적미적하는 내심에는 박철순 스스로가 자신의 진로를 정리해 부담을 덜어줬으면 하는 희망이 깔려있다.
구단 관계자들은 사견임을 전제로 『스타는 스타답게 행동해야 한다.사건당시 「윤동균(尹東均)감독이 물러나면 나도 옷을 벗겠다」는 말에 책임을 져야한다』는 말을 흘려 그의 은퇴분위기를 은연중 만들고 있다.
〈李炫祥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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