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원짜리 모나미 볼펜값 50% 올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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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가격인상 억제」때마다 대표적 희생양이 됐던 1백원짜리「모나미 볼펜」이 최근 두달 사이에 50%나 값이 올라 금년도 최고인상률의 공산품으로 꼽히게 됐다.29일 업계에 따르면 ㈜모나미(회장 宋三錫.67)의 1백원짜리「153볼펜」은 지난 9월 20원이 인상된데 이어 11월들어 또 한차례 30원이 올라 문방구 등에서 1백50원에 팔리고 있다.
모나미의 한 관계자는『그동안 당국의 인상자제 요구에 눌려 값을 올리지 못했으나 인건비.재료값 상승에 따른 적자를 계속 감당하기가 힘들어 가격인상을 단행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당국도 이번에는 별 제동을 걸지 않았다고한다. 이에 따라「153볼펜」의 출고가는 권장소비자가격이 1백원일때 55원이던 것이 72원(판매가1백50원)으로 크게 높아졌는데 유통단계별 마진이 크게 늘어난데 비하면 제조업체의 마진은 개당 6~7원(10%)정도에 불과하다는 것이 관계자 들의 얘기다. 하지만「153볼펜」의 연간 판매규모가 36억여원(93년도기준)에 달해 모나미 총매출의 6.4%를 차지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내년도엔 모나미의 이익증대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예상돼 모나미측은 기쁜 표정을 감추지 않고 있다.
특히 이 제품은 학생들의 구매가 줄어든 대신 관공서.기업 등에서의 수요는 꾸준해 모나미측은 이 제품을 앞으로도 계속 생산한다는 방침에 변함이 없다고 밝히고 있다.
지난 63년이후 검정.파랑.빨강 세가지 색깔에 변함없이 단조로운 디자인으로 필기구의 대명사가 돼온「153볼펜」은 31년간에 걸쳐 36억여개가 팔렸을 정도로 폭발적인 인기를 누렸다.때문에 우여곡절도 많이 겪어 지난 90년 1백원으로 값이 묶인 이후 값을 올리려 할때 마다「물가지수 산정에 포함되는 대표적인문구류」라는 점을 의식한 당국의 종용으로 좌절되곤해 금년초에는1백20원으로 올린 소비자 가격을 되내린 적도 있었다.
〈李在明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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