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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核잠수함 '깜짝' 승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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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6일 세베로모르스크 북해함대사령부에 정박 중인 핵잠수함에 승선해 승조원용 식품을 살펴보고 있다.푸틴 대통령의 잠수함 승선에 대해 "정치쇼지만 역시 푸틴"이라며 긍정적 반응이 나오고 있다.[세베로모르스크 AP=연합]

대선을 앞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핵잠수함을 무대로 '깜짝 정치쇼'를 벌였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 16일 북해함대 소속 핵잠수함 '아르한겔스크'호에 승선했다. 핵잠수함은 곧 심해 속으로 사라졌다. 바다 속에서 푸틴은 직접 '모의 핵(核) 전쟁'을 현장 지휘했다.

푸틴 대통령은 잠수함 내에서 세르게이 이바노프 국방장관, 블라디미르 쿠로예도프 러시아 함대 사령관 등 군 수뇌부가 참석한 가운데 러시아가 20여년 만에 처음으로 실시하는 모의 핵전쟁 훈련 상황을 점검하는 작전 회의를 주재했다. 육.해.공 입체 작전으로 진행되고 있는 이번 훈련에는 북해함대 소속 핵잠수함에서 대륙간 탄도미사일 PCM-54 등을 발사하는 내용도 포함된다.

푸틴은 핵잠수함에서 훈련 진행상황을 일일이 챙기는 치밀함을 보이는가 하면 승조원들이 먹는 식사까지 직접 챙기는 자상함도 보였다고 동행취재했던 러시아 언론은 전했다. 알렉세이 그로모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푸틴 대통령이 17일 오후까지 잠수함 내에 머물며 훈련 상황을 체크할 것"이라고 밝혔다.

푸틴은 대통령 당선 직후에도 바렌츠해 북해함대 잠수함을 방문해 대륙간 탄도미사일 발사를 지켜보는가 하면 2인승 수호이 전투기를 타고 전쟁 지역인 체첸을 전격 방문하기도 했다.

러시아 국민의 반응은 일단 긍정적이다. 재선을 의식한 정치쇼이긴 하지만 '강한 러시아'를 지향하는 '젊고 야심찬 지도자'의 모습에서 좋은 인상을 받았기 때문이다.

모스크바=유철종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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