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장각 내부 최초 TV공개-MBC창사기념 다큐멘터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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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6면

이인화의『영원한 제국』을 읽은 시청자는 그 무대이자 우리 역사의 마지막 르네상스인 정조(正祖)시대를 가보고 싶은 마음이 들것이다.28일 브라운관으로 그 시대를 느껴볼 기회가 있다.MBC창사기념 다큐멘터리『규장각』(곽동국 연출)이 그것.29일까지 매일밤10시55분에 3부작으로 나뉘어 방송된다.
이 프로는 현재 서울대에 자리잡은 규장각 내부를 처음으로 화면에 공개,숨겨져 있던 국보급 서적들을 소개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적지않다.조선왕조실록.고금도서집성.광개토대왕비 탁본 원본등사료적 가치가 큰 고서들을 발굴,공개한 것은 이 프로가 거둔 값진 특종으로 평가받는다.정조의 수원 행차와 백성들의 직소제도를 당시 그대로 재연한 것도 볼거리다.
자칫 고리타분하고 따분할 수도 있는 내용을 미스터리,답사기법으로 흥미진진하게 풀어가 마치 한편의 역사소설을 읽는 느낌을 준다. 특히 정조의 독살설을 소개한다든가 규장각 도서의 원천인중국,약탈국인 프랑스.일본을 찾아 관련 풍물을 소상히 보여주는대목은 우리 다큐멘터리도 입체적이고 상상력있는「작품」이 될 수있음을 보여준다.
첫날 방송되는 1부「길은 먼데 날은 저물고」편은 규장각의 정치적 성격을 살피기 위해 정조의 일생을 보여준다.개혁정치를 위해 규장각을 세우고 당쟁을 막으려 노력하다 갑작스런 죽음을 당한 그의 삶을 재연해 엮는다.
29일 2부「크고 넓게 펼쳐라」는 정조가 규장각 건립을 위해중국에서 서적을 입수하는 과정을 현지취재를 통해 추적한다.여기서 정조시대의 출판.문화.의식등이 당시 유물들을 통해 생생히 묘사된다.
30일 마지막 3부「꽃피는 아침을 기다리며」는 정조 사후부터오늘날까지 규장각의 변천을 그린다.
〈姜贊昊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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