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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즈는 바이러스 질환 … 편견 버리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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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3면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는 하루 2.1명꼴로 에이즈에 감염되고 있으며 누적 감염인 수는 5155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확인되지 않은 감염인까지 합하면 1만 명이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에이즈는 1981년 미국에서 처음 확인된 이래 4000만 명이 넘는 사람이 걸린 것으로 세계보건기구(WHO)는 추정하고 있다. 초기 발견 때는 동성연애자와 마약중독자가 환자의 대부분이었지만 현재는 평범한 우리 이웃들도 에이즈에 걸리고 있다. 에이즈는 감기·간염·홍역과 같이 바이러스에 의해 감염된다.

감기 환자를 죄인으로 취급하거나 따로 격리하지 않는다. 하지만 우리 사회는 에이즈 감염자의 인권을 무시한 채 마녀사냥을 하고 있다. 성적으로 문란하거나 윤리적으로 문제가 있기 때문에 죗값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해 격리의 대상으로 여긴다.

그런데 이런 편견과 차별 때문에 에이즈 감염인을 더욱 음지로 숨어들고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대부분의 바이러스 질환은 예방이 중요하다. 감염되지 않도록 조심하는 것이 우선이지만 감염돼도 바이러스에 맞서 건강을 지키도록 노력해야 한다.

에이즈는 초창기에는 ‘걸리면 금방 죽는 불치병’으로 인식됐다. 그러나 감염자의 증세를 완화시키는 약품이 개발되면서 심장병과 당뇨병 등과 같이 주기적인 검진과 치료를 통해 얼마든지 오래 살 수 있는 질환으로 분류되고 있다.

아시아에서 에이즈 감염률이 가장 높은 나라였던 태국에서는 감염인들이 숨기지 않고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에이즈에 대한 인식 개선과 예방 교육을 통해 감염률을 낮춰 나가고 있다. 에이즈 감염인에 대한 잘못된 편견과 차별을 없애나간다면 에이즈 확산을 방지하고 우리사회에 또 다른 소외된 이웃을 만들지 않을 것이다.

김종신 경남 산청군 산청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