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ALESTATE] 분양가상한제 하기 전에 … 마지막 큰 장 섰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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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3면

분양가상한제를 피한 마지막 단지 분양이 몰리며 서울·수도권 인기지역 등에서 연말 분양대전이 벌어진다. 최근 인천에서 분양에 들어간 한 아파트의 견본주택을 찾은 주택수요자들이 도우미들의 설명을 듣고 있다.

연말 아파트 분양시장이 달아올랐다. 서울·수도권 인기 지역 등에서 정부가 가격을 규제하는 분양가상한제를 피한 마지막 단지가 대거 청약접수에 들어가기 때문이다. 민간택지 외에 택지지구 등 공공택지에서도 물량이 적지 않게 나온다. 같은 지역에서 같은 업체가 내놓는 경우도 있어 단지 간 청약 경쟁도 뜨겁다.

주택 수요자들은 많은 선택의 기회를 갖게 됐지만 입지여건·분양가·전매제한 등을 꼼꼼히 따져 청약에 신중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충고한다.

◆인기 지역 분양 격돌=서울 은평뉴타운 1지구 1643가구가 12일부터 일반 1순위 청약접수에 들어간다. 3.3㎡당 939만~1348만원으로 최근 분양된 주변 단지에 비해 분양가가 10% 이상 싸지만 상한제 적용으로 5~7년간 전매하지 못한다.

뚝섬에서 상한제를 피한 주상복합아파트 2개 단지가 분양승인이 나는 대로 청약 접수할 예정이다. 주택 규모가 297~330㎡ 안팎으로 큰 데다 분양가는 3.3㎡당 평균 4400만~4500만원 선으로 예정돼 고급 주택 수요자들의 관심을 끌 것 같다.

뚝섬·고양·송도·청라 등 연말 ‘분양대전’ #상한제 적용 은평뉴타운 오늘 1순위 접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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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주·고양권에서 신도시와 대규모 민간 개발지의 단지들이 분양경쟁을 벌인다. 파주신도시에서 지난달 동시분양에서 빠진 2개 단지가 12일부터 청약접수에 들어간다. 분양가는 앞서 분양된 단지들과 비슷한 3.3㎡당 800만~1100만원 선이다.

고양시 덕이·식사지구는 이달 안에 청약접수를 끝낼 계획이다. 분양승인 신청된 분양가는 3.3㎡당 1500만~1600만원 선이다. 전매제한 기간은 입주 때까지로 공공택지보다 짧지만 분양가가 파주신도시나 10월 인근 일산2지구에서 분양된 주택공사 중대형(3.3㎡당 1200만원 선)보다 비싸다.

인천에선 같은 경제자유구역인 송도·청라지구에서 중대형 위주의 단지들이 대거 나온다. 모두 분양가상한제를 피한 단지여서 입주 뒤 전매할 수 있다. 청라지구 분양가가 송도보다 다소 낮다. 청라지구 분양가가 3.3㎡당 1200만~1500만원이고 송도는 1200만~1900만원이다.

주로 현대건설·대우건설·포스코건설 등 대형 업체 물량이어서 브랜드 경쟁이 치열할 것 같다. 포스코건설은 송도에서 중대형 위주로 일반 아파트와 주상복합아파트 2개 단지를 내놓는다. 송도와 청라는 청약자격이 인천(공급 물량의 30%) 이외 서울·수도권 거주자(70%)에게도 주어진다.

용인 일대에서는 신봉지구와 성복동 등의 민간택지에서 대규모로 쏟아진다. 대부분 중대형이다. 분양가상한제 적용을 받지 않아 가격이 만만찮을 것 같다. 분양승인 신청된 가격이 3.3㎡당 평균 1700만~1800만원이다. 흥덕·구성지구 등 공공택지에서는 중소형이 나온다. 구성지구 주택공사 단지는 분양가상한제 적용을 받지 않는 데다 후분양이어서 내년 10월 입주예정이다.

지방에서는 대구, 충남 천안 등에서 분양 물량이 많이 나온다.

◆청약전략 어떻게 세울까=전문가들은 앞으로 집값이 단기간에 많이 오르기 어려울 것이어서 시세차익을 노리기보다 실수요 입장에서 청약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강조하다. 같은 지역에 앞으로 나올 단지도 감안해야 한다. 지금 분양되는 단지뿐 아니라 앞으로 나올 아파트의 입지여건과 가격 등을 비교하는 게 좋다.

서울에선 은평뉴타운 2, 3지구가 내년 하반기 추가로 분양될 예정이다. 1지구와 마찬가지로 분양가상한제를 적용받아 전매제한 기간이 같고 분양가도 비슷할 것이다. 입지 여건에선 2지구가 더 낫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서울에서 상한제 적용을 받지 않는 재개발단지들이 2009년까지 대거 나올 예정이다. 가격은 대부분 은평뉴타운보다 비쌀 것으로 보이지만 전매제한 기간(입주 때까지)이 짧다는 게 장점이다.

파주·고양에서는 대규모 민간택지 분양이 당분간 없을 것으로 보인다. 공공택지의 경우 파주신도시에선 내년에도 분양이 계속되고 2009년 이후엔 삼송·풍동2지구 등에서 덕이·식사지구보다 20%가량 저렴한 단지가 나올 예정이다.

인천 송도·청라지구에서는 내년 상한제 적용을 받는 단지가 잇따라 분양된다. 청라지구에서 3.3㎡당 900만원 안팎의 중소형이 나오고 중대형 주상복합아파트도 내년 상반기 분양될 것 같다. 송도에서는 내년 2000가구 정도 나올 것으로 보이는데 분양가는 중대형도 3.3㎡당 1300만원을 넘기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유엔알컨설팅 박상언 사장은 “상한제를 피해 분양되는 단지의 가격이 부담스러우면 긴 전매제한 기간을 감수하고 저렴한 공공택지 단지나 상한제 단지를 기다리는 것도 생각해볼 만하다”고 말했다.

◆중복 당첨되면 한 가구만 계약해야=분양이 비슷하게 몰려 청약자들은 여러 개의 단지에 동시에 청약할 수 있다. 본인뿐 아니라 같은 세대원도 중복청약이 가능하다. 송도·청라와 신도시·택지지구 물량은 다른 지역 거주자도 청약할 수 있어 중복청약이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 거주자는 은평뉴타운·송도·청라 등의 당첨자 발표일이 서로 달라 이들 단지에 모두 청약할 수 있다.

하지만 같은 세대원들이 중복 청약해 여러 개 단지에 당첨되더라도 계약은 한 가구만 해야 한다. 다만 분양가상한제 단지에 먼저 당첨되면 상한제 단지를 계약해야 한다.

본인이 당첨 발표일이 다른 단지에 중복 당첨될 경우 먼저 당첨된 아파트를 계약하면 된다. 하지만 당첨자 발표일이 같은 여러 개 단지에 동시에 청약할 수 없고 한 단지만 선택해야 한다. 3자녀 이상을 둔 무주택 세대주는 3자녀 특별분양과 일반분양에 모두 신청할 수 있다. 둘 다 당첨되면 특별분양 당첨분에 계약해야 한다.

안장원·황정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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